[고척돔=남정훈 기자] LG와 키움의 2026 KBO리그 주중 3연전이 열린 13일 고척 스카이돔. LG가 4-4로 맞선 5회 터진 오스틴 딘의 결승 3점포 이후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13-6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뒤 오스틴은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여러 질문이 오간 뒤 “KIA 김도영...”이라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유쾌하게 웃은 오스틴이 되물었다. “그는 오늘도 홈런을 쳤는가?” KIA, 김도영의 말만 들어도 무슨 얘기인지를 알 정도로 오스틴은 알게 모르게 홈런왕을 의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키움전에 31홈런을 때려낸 이후 폭염 브레이크가 겹치면서 보름 가까이 침묵했던 오스틴의 홈런포는 이날 다시 불을 뿜었다. 상대 선발 알칸타라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결대로 밀어쳐 고척 스카이돔 우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시즌 32호포.
13일 광주 삼성전에서 김도영이 홈런포를 추가하지 못해 34홈런에 그대로 머물면서 김도영과 오스틴의 홈런 격차는 2개로 줄어들었다. KT 힐리어드도 창원 NC전에서 홈런포를 추가해 30홈런 고지를 돌파하면서 홈런왕 경쟁은 34-32-30의 등차수열로 배치돼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1989년까지 존속했던 전신인 MBC 청룡 시절을 포함해 1990년부터 LG로 새 간판을 달고 2025년까지. LG는 단 한 번도 홈런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MVP도 없다. 이러한 목마름을 해결해줄 수 있는 이가 2026년에 등장했으니 그 이름이 바로 오스틴이다.
오스틴의 시즌 성적은 그야말로 아름답다. 타율 0.333(399타수 133안타) 32홈런 98타점 82득점 출루율 0.422 장타율 0.644 OPS 1.066. 타율 5위, 안타 공동 3위, 홈런 2위, 타점 1위, 출루율 공동 2위, 장타율 1위, OPS 1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6.45로 리그 유일의 6이상을 기록 중이다. 성적만 놓고 보면 MVP가 유력하다. 다만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불리함 속에 김도영이 홈런왕을 차지하느냐, 힐리어드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을 때 안게 될 팀 성적 프리미엄에 따라 기자단 표심은 달라질 수 있다.
오스틴에게 “LG 역사상 MVP와 홈런왕이 없다. 당신이 이 무관의 설움을 깰 수 있는 적임자다”라고 묻자 유쾌하게 웃으며 돌아온 답변은 간단했다. “Next question!” 이 두 단어에는 아직은 타이틀보다는 팀 성적에 신경쓰겠다는 오스틴의 의지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게 하나 있다. 오스틴이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LG가 다시 한 번 선두 탈환의 가능성은 커질 수 있고, MVP 수상 가능성은 더욱 올라간다는 것이다. 과연 오스틴이 LG 최초의 홈런왕에 오르며 LG의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MVP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KBO리그 입성 4년차에 오스틴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