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김구·안중근·유관순 등 독립유공자를 왜곡하고 희화화한 게시물이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분별하게 확산하자 정부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공식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국가보훈부는 유튜브,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레드), 틱톡 측에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협력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14일 밝혔다.
보훈부는 각 플랫폼에 독립유공자를 비하하거나 희화화하는 콘텐츠를 걸러낼 수 있도록 내부 모니터링 및 심사 기준을 지속해서 점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유사 사례가 발견될 경우 신속히 검토하고 조치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훈부는 “국가가 예우하고 공훈을 기리는 대상인 독립유공자를 폄훼하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희화화하는 게시물이 번지며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역사적 인물의 이미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재가공 및 유통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플랫폼 사업자와 정부 간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플랫폼 기업 간 단독 협의 창구를 지정해 책임 있는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도 공문에 포함됐다. 그러면서 제도적 장치 마련도 추진 중이다.
앞선 4월 국회에는 독립유공자를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는 게시물 유포를 금지하는 내용의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보훈부는 해당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심의·처리될 수 있도록 입법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형법상 사자명예훼손죄는 유족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 왜곡이나 단순 조롱 행위는 형사 처벌 및 강제 삭제 대상 불법유해정보로 즉각 분류하기 어려운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국외에 본사를 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경우 국가별 법령보다 자체 운영 정책과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우선 적용하는 경향이 있어, 행정적 차원의 삭제 강제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구조적 한계로 지적돼 왔다.
플랫폼 내 역사 왜곡 실태는 이미지와 영상을 넘어 텍스트 중심 플랫폼으로까지 확산한 상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누리꾼들의 제보를 취합해 스레드 게시물을 조사한 결과, 독립운동가를 향한 욕설과 비하 표현 및 허위 주장이 다수 확인됐다고 전날 밝혔다.
실제 유포된 게시물에는 김구·안중근·유관순 등 주요 인물을 범죄자로 묘사하거나, 유관순 열사를 친일파 이완용과 연관 지어 조롱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윤봉길·이봉창·안중근 의사를 묶어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낸 게시물도 발견됐다.
서 교수는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해도 역사적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훼손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서 교수는 광복절을 앞둔 시점에 틱톡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숏폼 영상과 합성 사진이 유통되는 실태를 조사해 공개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스레드는 텍스트를 통해 글로 조롱하고 틱톡은 영상과 이미지를 활용해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있다”며 “이러한 왜곡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들에게 “악성 콘텐츠를 발견하는 즉시 플랫폼에 신고해 게시물 노출을 차단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스레드를 비롯한 플랫폼 운영사 측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