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등 野 의원 무더기 기소… ‘헤비테일’에 재판 줄줄이

종합특검 수사 만료 앞두고 피의자 처분 속도전
前해경청장·유병호 감사위원 등 재판 9월 시작
공소유지 위해 검사·변호사 추가모집 나서기도

수사기간 만료(이달 23일)를 앞둔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검 권창영)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국민의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을 14일 재판에 넘겼다. 수사 막판에 피의자 신병확보와 처분을 몰아서 하는 ‘헤비테일’(heavy tail) 전략을 공언한 종합특검팀이 최근 잇단 기소에 나서면서 다음 달부터 재판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종합특검팀은 공소유지를 위한 검사·변호사 인력 추가 모집에도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만료일이었던 지난 2025년 1월 6일 국민의힘 일부 국회의원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몰려와 있다. 연합뉴스

◆내란 특검이 ‘각하’한 사건 끝내 다른 결론 내

 

종합특검팀은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나·김·윤·권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나 의원 등은 지난해 1월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인간벽을 형성하는 등 위력을 행사하며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공수처와 경찰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국민의힘 의원 20여명은 대통령 관저 앞을 가로막고 공수처의 수사 권한이 없다며 불법수사라고 주장했다.

 

앞서 해당 사건을 먼저 수사한 내란 특검팀(특검 조은석)은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로부터 해당 사건을 이첩받아 검토한 뒤 이들 의원들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각하 처리했으나, 종합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체포 과정을 촬영한 채증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뒤 내란 특검 수사에서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관계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들여다봤다. 이후 종합특검팀은 공수처 검사 등의 진술과 채증 영상 분석 결과, 관련 법리 및 유죄 판결문 분석 등을 종합 검토한 끝에 이들 의원이 단순한 의사표시를 넘어 관저 내 진입을 실질적으로 저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 등 종합특검 수사선상에 오른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치탄압’이라며 특검이 자신들을 기소할 경우 법왜곡죄로 고소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들 의원은 지난달 1일 기자회견에서 “(종합)특검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특수공무집행방해라는 중범죄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정치탄압을 계속 하고 기소까지 나아간다면, 특검 관계자 전원을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법왜곡죄로 즉각 고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7월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법원은 같은 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뉴시스

◆내란 선전 혐의 전 KTV 원장 등 첫 재판 앞둬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8-3부(재판장 최영각)는 종합특검팀이 기소한 김종욱 전 해양경찰청장과 안성식 전 해경 기획조정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내란부화수행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을 다음 달 9일 오전 11시에 연다. 이 재판부는 이은우 전 KTV 원장의 내란 선전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같은 날 오전 10시에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 전 입증 계획 등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의무는 없다.

 

김 전 청장과 안 전 조정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직권을 남용해 합동수사본부 해경 인원을 증원 편성하고 해경청 구금시설을 제공하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직원 한 명을 합동참모본부에 정부 연락관으로 파견해 내란 행위에 부화수행(줏대없이 따르다)했다는 혐의도 있다. 이 전 원장은 KTV의 뉴스특보와 스크롤 뉴스 편성·송출 권한을 이용해 2024년 12월3일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비상계엄과 포고령 등 내란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보를 반복·집중적으로 전파한 혐의를 받는다. 내란 행위를 비판하거나 저지하는 내용의 정보를 선별적으로 차단·삭제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 전 원장은 이미 계엄 관련 방송 자막 삭제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통령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의혹으로 기소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같은 법원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다음 달 29일 오후 4시 열린다. 유 위원은 윤석열정부 시절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실·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축소 또는 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14일 유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엿새 뒤인 20일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최근 유 위원이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기 과천시 2차 종합특별검사팀 사무실 앞 현판. 지난 2025년 3대 특검팀(내란·김건희·채해병)에 이어 남은 의혹들을 수사하려 출범한 특검팀이다. 과천=뉴스1

◆검사 정원도 못채우고 있는데 파견 검사 공고

 

법무부 검찰과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종합특검팀 파견 검사 공고문을 올렸다. 공모 인원은 미정이며 지원 기간은 19일까지다. 추가 파견 검사들은 경기 과천시 소재 종합특검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종합특검팀이 공소 유지를 위해 추가 검사 인력 모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종합특검팀 검사 정원은 15명이지만, 지난 10일 기준 파견 검사는 13명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 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개정 특검법에 따라 공소 유지 변호사 선발도 진행 중이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는 종합특검 요청에 따라 이달 3일 법조 경력 5년 이상 변호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게시했다. 공소 유지 담당 변호사는 10명 이내로 지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