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좋아하는 Z세대…구직자 10명 중 4명이 “전혀 안 마셔”

건강·비용 때문 아닌 ‘기호·취향’ 이유
술 외 다른 데서 즐거움 찾는 ‘소버 큐리어스’ 현상 나타나
한 남성이 턱을 괴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Z세대(1997∼2011년 출생자) 구직자 10명 중 4명은 술을 평소 전혀 마시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는 취향이나 건강 등의 이유로 술을 멀리하는 ‘소버 큐리어스’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14일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Z세대 구직자 1347명을 대상으로 ‘음주 문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2%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월 1~2회 마신다(24%)’, ‘2~3개월에 1번 이하로 마신다(20%)’, ‘주 1회 이상 마신다(14%)’ 순으로 뒤를 이었다. 2~3개월에 한 번 이하로 마시는 구직자를 포함하면, 사실상 10명 중 6명 정도가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셈이다.

 

특히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53%)은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를 이유로 꼽았다. 비음주의 주된 배경이 건강이나 경제적 요인이 아닌 ‘기호와 취향’에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이유 중 건강·체중 관리는 19%, 숙취 및 다음 날 컨디션 관리는 16%, 비용 부담은 6%로 나타났다.

 

술을 마시는 경우에도 과음보다는 가벼운 음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음주자를 대상으로 평소 음주량을 조사한 결과, ‘적당히 취기만 느낀다’가 63%로 가장 높았고, ‘가볍게 입만 댄다’는 29%를 차지했다. 반면 ‘완전히 취할 때까지 즐긴다’는 8%에 그쳤다.

 

다만 회식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끔은 필요하다(51%)’와 ‘반드시 필요하다(13%)’며 필요성에 공감한 응답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원하는 회식 방식은 짧고 자율적인 형태에 집중됐다. ‘딱 1시간 진행하는 간단한 회식’이 29%로 가장 높았고, ‘자율 참석 회식(28%)’과 ‘맛집 회식(19%)’, ‘점심시간 등 낮시간대 회식(13%)’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직장인들이 한 식당에서 맥주잔을 부딪치며 회식을 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이 같은 분위기는 ‘소버 큐리어스’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술에 취하지 않았다는 뜻의 소버(Sober)와 호기심이 많다는 큐리어스(Curious)의 합성어로, 굳이 술을 마시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즐거움을 찾고, 건강한 삶을 위해 음주를 줄이거나 멀리하는 태도를 뜻한다.

음주문화가 약해진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당시 대학 생활을 하며 ‘부어라 마셔라’ 같은 술 문화를 접하지 않은 세대가 사회에 진입한 점과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의 확산이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29세 중 ‘월 1회 이하’ 음주 비율은 2005년 37.9%에서 2020년 51.7%로 처음 과반을 넘겼고, 2024년 56%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주류 소비 감소세도 뚜렷하다. 지난 1월 NH농협은행이 발표한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20대의 주점 소비는 전년 대비 20.9% 급감했고, 30대도 15.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사 캐치 관계자는 “Z세대가 회식 자체를 꺼린다기보다, 기존의 획일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자율적이고 부담이 적은 소통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에서도 음주 중심의 회식에 한정하기보다 부서 간 랜덤 점심식사나 취미·체험형 프로그램 등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다양한 교류 방식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