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정기선·빌 게이츠… HD현대, 美 SMR 시장 공략 속도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과 만나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HD현대는 원자로 주기기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등 SMR 상용화에 대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HD현대는 정 회장과 게이츠 회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14일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정 회장과 게이츠 회장이 만난 건 올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2026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 포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정기선(오른쪽) HD현대 회장이 지난해 8월22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과 SMR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악수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이번 회동은 지난 5월 HD현대, 테라파워, 현대건설이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각 사 최고경영진이 모인 첫 자리다.

 

당시 3사는 테라파워의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차세대 SMR인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해 HD현대는 주기기 제조, 테라파워는 나트륨 기술 제공, 현대건설은 설계·조달·시공(EPC)을 맡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참석자들은 그동안의 진전 사항을 공유하고 육상 원자로의 상용화를 위한 다각도의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기술, 제조, EPC를 아우르는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차세대 원자로의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체적인 기술 개발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SMR 발전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급망 협력을 구체화해온 HD현대는 향후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본격적인 상용화에 앞서 생산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전 세계 원전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은 최근 노후 원전 교체 필요성이 크게 늘어난 데다,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며 원자력 발전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 투자를 시작으로 2024년 12월에는 테라파워로부터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를 수주해 제작해 왔다.

 

지난해 3월에는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맺고 1년여간 나트륨 원자로의 제조 타당성, 가격 경쟁력, 인도 일정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5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의 핵심 설비를 제작 및 공급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