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2045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법률에 처음 명시한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기후·환경단체들이 ‘본회의 부결’을 주장하고 나섰다.
14일 국회 등에 따르면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전날(13일) 2031~2049년 중장기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설정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2040년과 2045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69∼80% 줄이고, 2045년까지는 84∼90% 감축하도록 하되, 구체적인 목표치는 각각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감축 범위의 하한은 매년 일정한 속도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선형 경로’, 상한은 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오목 경로’(조기감축안)를 기준으로 정했다. 다만 배출권거래제 등 각종 규제는 상한이 아닌 하한을 기준으로 설계하도록 했다.
기후·환경단체들은 감축목표를 범위 형태로 설정한 것이 “눈속임으로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창민 플랜1.5 정책활동가는 “개정안은 작년 말 정부가 유엔에 제출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마찬가지로 선형감축경로를 장기 감축경로의 하한으로 설정했다”며 “이는 기후위기로부터 국민과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장기 감축경로를 설정할 것을 요구한 헌법재판소 기후소송 결정의 취지에 명백히 배치되므로 강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최 활동가는 “국가 배출량의 70%에 달하는 산업 부문의 감축목표는 다른 주요 배출 부문에 비하여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설정되어 조기 감축경로 설정의 핵심적인 장애 요인으로 지목된다”며 “국회는 이러한 산업 부문의 감축목표가 파리협정의 감축목표 설정 원칙에 따라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최고의 의욕’을 반영해 설정됐는지 반드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본회의에서 오늘의 위헌적 합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상한 목표에 초기 감축형이 포함된 것은 오히려 눈속임일 뿐”이라며 “개정안에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배출 규제 정책의 목표를 하한 기준으로 설정하는 등 사실상의 실효적인 기후위기 정책은 하한 기준에 맞추고 있다.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를 이렇게 형해화할 것이라면 왜 개정 시한을 6개월이나 넘기며 법을 우롱했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하자는대로 끌려갈 것이라면 왜 시민을 모아 숙의를 했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부결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