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주가 급락으로 약 5000만달러(약 700억원) 이상의 재산을 잃으면서 억만장자 순위에서 벗어났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페더러의 순자산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한때 9억5240만달러(약 1조3200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날 스위스 스포츠웨어 기업 온 홀딩(On Holding)의 주가가 약 19% 급락하면서 페더러의 자산 가치도 함께 줄었다. 포브스는 페더러의 재산이 하루 동안 최소 5200만달러(약 72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온 홀딩의 2분기 실적이었다. 회사의 2분기 순매출은 8억5030만 스위스프랑(약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8억7840만 스위스프랑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주 지역 성장률이 13%로 둔화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온 홀딩 주가는 장중 최대 22%까지 떨어지며 역대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회사의 모든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2분기 순이익은 1억500만 스위스프랑으로 전년 동기의 4090만 스위스프랑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매출총이익률도 61.5%에서 65.4%로 개선됐다.
포브스는 페더러가 온 홀딩 지분의 약 2.5%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는 2019년 온 홀딩과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운동화 ‘더 로저(The Roger)’ 개발에도 관여했다.
페더러는 2025년 8월 포브스가 순자산을 11억달러로 추산하면서 억만장자 스포츠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는 24년간 프로 선수로 활동하며 메이저 대회 20회 우승을 기록했고, ATP 투어 상금으로 1억3000만달러 이상을 벌었다.
페더러는 2022년 은퇴한 뒤에도 유니클로, 롤렉스 등 글로벌 기업과의 광고 계약과 투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가 하락으로 억만장자 기준에서는 내려왔지만, 추산 재산이 9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만큼 여전히 세계적인 부호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