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때만 먹는 줄 알았는데”…요거트·치즈까지 번진 ‘단백질 전쟁’

단백질 식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한때 헬스장에서 운동 전후 타 먹는 분말 보충제가 대표적인 단백질 제품이었다면 이제는 아침에 떠먹는 요거트부터 출근길에 마시는 발효유, 간식용 치즈까지 단백질을 앞세운 제품이 늘고 있다.

 

롯데웰푸드 제공

반대편에서는 한 병에 단백질을 60g 넘게 넣은 ‘초고단백’ 경쟁도 벌어진다. 단백질 시장이 운동 마니아 중심에서 일상적인 건강 관리 수요로 넓어지면서 식품업체들의 제품 전략도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 파스퇴르는 최근 그릭요거트 ‘파스퇴르 그릭’을 출시했다.

 

100g당 단백질 6g과 칼슘 200㎎을 넣고 설탕은 첨가하지 않았다. 유당을 분해한 락토프리 제품으로 파스퇴르 전용 목장 원유를 86% 사용하고 400억 CFU의 유산균도 담았다. 400g 대용량으로 만들어 과일이나 견과류 등을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풀무원다논도 최근 ‘액티비아UP’ 플레인·딸기·복숭아 3종을 리뉴얼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농후발효유 당류 평균값보다 당 함량을 약 11% 낮추면서 210mL 한 병에 단백질 6g과 칼슘 230㎎ 이상을 유지했다. 프로바이오틱스도 한 병에 700억 CFU 이상 들어 있다. 지난해 편의점에서만 약 2700만 병이 팔린 제품이다.

 

매일유업도 올해 2월 ‘매일 바이오 그릭요거트 Delight 무가당 플레인’을 내놨다. 80g 한 컵에 단백질 6g과 식이섬유 3g을 담았고 감미료를 넣지 않은 무가당·저지방 제품으로 설계했다. 유당 0g의 락토프리 제품이며 LGG 유산균을 한 컵당 300억 CFU 이상 넣었다.

 

단백질을 꼭 음료나 요거트로 먹어야 한다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 2월 국산 원유를 사용한 ‘고단백 고칼슘 보코치니 치즈’를 출시했다. 작은 공 모양의 모짜렐라 치즈를 50g씩 나눠 포장해 간식이나 샐러드 토핑처럼 먹을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유제품을 벗어난 제품도 늘고 있다.

 

샘표는 최근 쌀과 콩, 귀리를 활용한 순식물성 제품 ‘백년동안 맛있는 단백질’을 선보였다.

 

필수 아미노산 9종을 담아 아미노산스코어 100점 이상으로 설계했고 BCAA 3000㎎과 칼슘·마그네슘·비타민 B6를 더했다. 물뿐 아니라 우유나 두유에 타 먹을 수 있도록 용기형과 스틱형으로 출시했다.

 

단백질 특유의 맛이나 운동용 보충제 이미지를 줄이고 평소 먹던 곡물 음료처럼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제품들을 보면 단백질 함량만 높이는 대신 무가당·저당, 식이섬유, 칼슘, 락토프리 등 다른 영양 요소를 한꺼번에 결합하는 사례가 두드러진다. 단백질을 특별한 운동식이 아니라 일상적인 식사와 간식에 끼워 넣으려는 전략이다.

 

일상형 제품이 늘어나는 동시에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한 ‘고함량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졌다.

 

빙그레는 지난 2월 기존 제품보다 단백질 함량을 높인 ‘더:단백 드링크 다크초코’와 ‘더블초코’를 선보였다. 각각 한 병에 단백질 35g과 40g을 담았다. 현재 더:단백 브랜드는 음료뿐 아니라 프로틴바와 파우더, 스낵, 워터프로틴 등으로 제품군이 확대돼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5월 한 병 450mL에 단백질 60g을 넣은 ‘테이크핏 익스트림’을 출시했다. BCAA도 1만1000㎎을 함유해 고강도 운동 전후 섭취 수요를 겨냥했다.

 

오리온은 이보다 더 높은 함량을 들고나왔다. 지난달 ‘닥터유PRO 단백질드링크 62g 말차’를 출시했다. 한 병에 단백질 62g과 BCAA 9200㎎, 아르기닌 2200㎎ 등을 담은 제품이다. 기존 ‘닥터유PRO 단백질드링크 40g’ 역시 2024년 7월 출시 이후 약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병을 넘어섰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같은 단백질 시장 안에서도 한쪽에서는 6g 안팎을 요거트와 발효유로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제품이, 다른 한쪽에서는 한 번에 40~60g 이상을 채우는 제품이 동시에 늘고 있는 셈이다.

 

식품업계가 주목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단백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더 이상 하나의 제품군으로 묶기 어려워졌다. 아침 식사와 간식을 대신하려는 소비자, 당류나 유당 섭취를 신경 쓰는 소비자, 식물성 원료를 선호하는 소비자, 고강도 운동 뒤 많은 양의 단백질을 원하는 소비자까지 수요가 갈라지고 있다.

 

과거 단백질 시장의 경쟁 기준이 ‘얼마나 많이 넣었느냐’였다면 이제는 ‘언제, 어떤 형태로 먹느냐’까지 경쟁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