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은 이제 미국 유조선”… 진심인가, 허풍인가

“호르무즈 해협 조만간 미국 영토 될 것”
이란 외교부 “허황한 망상” 강하게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석유 자원을 몽땅 미국이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호르무즈 해협 영유권을 미국이 갖겠다는 것인데, 이란 정부는 즉각 “허황한 망상”이라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트럼프는 1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 해군 병사들이 이란 국적 선박을 나포하는 모습이 담긴 이미지를 게시했다. 미군 병사들을 이끌고 작전을 지휘하는 인물은 다름아닌 트럼프 본인이다. 배에 내걸린 이란 국기를 끌어내려 짓밟은 트럼프가 새롭게 성조기를 게양하는 동안 이란 지도자들은 바다로 내쫓겼다. 멀리 위풍당당한 자태의 미 해군 항공모함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SNS에 올린 AI 합성 이미지. 미 해군 병사들이 이란 국적 선박을 나포한 뒤 트럼프가 직접 성조기를 게양하는 가운데 배에서 쫓겨난 이란 지도부가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SNS 캡처

인공지능(AI) 합성 사진으로 추정되는 이 게시물에는 “이제 그것은 우리의 유조선이다(It’s Our Oil Tanker Now)!”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트럼프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미군이 이란을 점령하고 그 석유 자원을 몽땅 미국이 차지할 것’이란 선언임을 알 수 있다. 원유 매장량 기준으로 따져 이란은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에 이은 세계 4위로 평가된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 뉴욕주(州)의 어느 경찰관 학교를 찾아 행한 연설에서 “이란은 지금 아주 심하게 패배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조만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 혁명수비대가 봉쇄 중이고 세계 각국의 유조선 등 화물선들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트럼프의 발언은 허장성세처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란 정부는 코웃음을 쳤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부 차관은 SNS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SNS로도, 항공모함으로도, 명령을 내린다고 해서도, 선거 연설로도 장악할 수 없다”는 말로 트럼프를 비웃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과거에도 이란의 것이었고, 현재도 이란의 것이며, 앞으로도 이란의 영토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군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며 해협 통행량은 지난 2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전 평균치의 20% 아래로 뚝 떨어졌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날까지 7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든 선박은 이전 평균치의 17%에 불과한 151척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적 공격 개시 이후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바다에서 보고된 선박 피해는 56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