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3홈런 11안타로 타율 0.339→0.357...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 노리는 삼성 ‘캡틴’ 구자욱, FA 앞두고 몸값이 실시간으로 오르네 [남정훈의 비욘드 더 그라운드]

몸값이 쭉쭉 올라가는 소리가 실시간으로 들리는 듯하다. 올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을 앞둔 ‘사자군단’의 캡틴 구자욱(33)이 이틀 간 신들린 맹타 행진으로 타격 선두까지 도약했다. 내년이면 30대 중반에 접어들지만, 만약 FA 시장에 나온다면 100억대 이상의 계약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

 

구자욱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한화와의 홈 경기에서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1회 투런포 포함 5타수 3안타 5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삼성의 11-6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홈런포 두 방 포함 5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던 구자욱은 이날도 3안타를 추가하며 시즌 타율을 0.353에서 0.357(328타수 117안타)로 끌어올리며 롯데 레이예스(0.354)를 제치고 타격 부문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삼성은 1회초 수비부터 비상이 걸렸다. 선발 양창섭이 1사 1,3루에서 강백호에게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준 뒤 이어진 1사 2,3루에서 노시환에게 헤드샷을 맞혀 퇴장당하고 말았다. 다행히 급하게 올라온 좌완 이승현이 채은성을 병살 처리하면서 대량 실점을 막아냈다.

 

1회부터 선발투수가 마운드를 떠나야 했던 상황을 반전시킨 게 구자욱이었다. 1회 1사 1루에서 구자욱은 한화 선발 박준영의 초구 직구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때려냈다.

 

삼성은 2-2로 맞선 6회 최형우의 쓰리런포로 5-2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5.2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이승현에 이어 7회에 올라온 우완 이승현이 채은성, 허인서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았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임기영마저 페라자에게 투런포를 허용해 5-6 역전을 당했다.

 

역전패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상황을 또 한 번 반전시킨 이도 구자욱이었다. 7회 1사 후 이재현과 김지찬의 연속 볼넷으로 1,2루 기회를 만든 뒤 박승규의 좌전 적시타로 6-6 동점을 만들었고, 구자욱이 바뀐 투수 장유호를 상대로 151km짜리 하이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쳐 역전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7-6.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구자욱은 멈추지 않았다. 9-6으로 앞선 8회 2사 2,3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11-6을 만들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승리로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며 3연승을 달린 삼성은 키움에 패한 선두 KT와의 승차를 0.5경기 차로 만들며 선두 탈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와의 주말 3연전 두 경기에서 8안타를 몰아친 구자욱은 KIA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까지 포함하면 15타수 11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타율을 0.339에서 0.357로 급격히 끌어올렸다.

 

리그를 대표하는 중장거리 타자로 10여년째 군림하고 있는 구자욱은 통산 타율은 0.321에 달하지만, 아직 타격왕 타이틀은 차지하지 못했다. 2023년 타율 0336으로 손아섭(당시 NC, 0.339)에 3리 차로 밀려 타격 2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다. 2024년에도 0.343으로 타격 4위에 올랐고, 지난해엔 0.319로 타격 6위였다. 올해야말로 생애 첫 타격왕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온 셈이다.

 

부상 때문에 19경기를 결장해 누적 기록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순도는 높다. 이날 결승타 포함 구자욱은 올 시즌 팀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타를 무려 14개를 때려냈다. 단연 리그 선두다.

 

13홈런 81타점을 기록 중인 구자욱의 비율 스탯은 환상 그 자체다. 0.425의 출루율은 리그 2위이며 0.564의 장타율은 리그 5위, 0.989의 OPS도 오스틴 딘(LG·OPS 1.067), 김도영(KIA·OPS 1.013) 다음이다.

 

구자욱은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2022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던 구자욱은 2022시즌 시작 전인 그해 2월, 5년 총액 120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그 계약은 올 시즌을 마치면 종료된다. 120억원을 받는 지난 5년 동안 리그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구자욱인 만큼 생애 첫 FA 자격 행사에서도 100억원이 훌쩍 넘는 대박이 예상된다. 게다가 생애 처음으로 타격왕 타이틀까지 거머쥔다면 150억원 이상의 거액 계약도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으로선 구자욱의 맹활약이 거듭될수록 행복할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올 시즌을 마치면 토종 에이스 원태인도 FA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원태인과 구자욱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삼성 투타의 핵심이자 상징이다. 둘을 모두 잡으려 하겠지만,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 2000년생으로 1993년생의 구자욱보다 7살이나 어린 데다 귀하디 귀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원태인이 우선 순위일 수밖에 없다. 다만 올 시즌 성적만 놓고보면 6승5패 평균자책점 4.48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도약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원태인보다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타격 능력을 뽐내는 구자욱이 더 낫다. 과연 삼성은 원태인과 구자욱에게 내년에도 푸른 유니폼을 입힐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