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대 최연소 흑인 교수, 표절 논란 속 숨진 채 발견

아데이 전 교수, 대학 조사 들어가자 사임…자택서 사망
교수 임용 후 학문적 성과·개인 이력 등 잇단 의혹 제기
2012년 런던올림픽 성화봉송 주자 제이슨 아데이. AP/PA=연합뉴스

자폐와 난독증을 딛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된 인물이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가 표절 논란 등 학문적 성과와 개인 이력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른 가운데 교수직에서 사임한 지 며칠 만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그의 가족은 아데이가 교수로 임용된 이후 3년 넘게 지속적인 비난과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제이슨 아데이(41) 전 케임브리지대 교육사회학 교수는 14일(현지시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1세다. 

 

경찰은 이날 오후 런던 남부의 한 주택에서 구급대 신고를 받고 출동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타살 등 범죄 정황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아데이는 학계에서 주목받은 사회학자다. 2023년 37세의 나이로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되면서 대학 역사상 최연소 흑인 교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최근 그의 학문적 경력과 개인적인 이력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의 논문과 박사학위 논문 일부를 둘러싸고 표절 의혹이 제기됐고, 케임브리지대는 지난 5일 새로운 정보가 확인됐다며 그의 임용 및 학문적 경력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데이는 대학의 조사 발표 직후 교수직에서 물러났다.

 

언론 보도를 통해 그의 자선활동 성과와 어린 시절의 경험 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다만 일부 의혹은 당사자 측이 부인하거나 사실관계가 다투어지고 있다.

 

아데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그가 케임브리지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자신을 깎아내리려는 사람들로부터 3년 넘게 모욕과 괴롭힘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족을 상대로 한 지속적인 괴롭힘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아데이를 둘러싼 논란은 학문적 검증을 넘어 영국 사회의 인종과 다양성 문제로도 번졌다. 일부 학자들은 흑인 교수 확대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문적 검증이 충분했는지를 문제 삼았고, 다른 학자들은 아데이가 인종과 장애 등을 이유로 과도한 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망을 둘러싼 정확한 경위와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제이슨 아데이는 같은 위치에서 다른 사람이라면 결코 겪지 않았을 악의적인 공개 망신주기의 희생자였다”며 “그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경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여러모로 비극”이라며 “지금은 성급하게 판단할 때가 아니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됐는지 성찰할 시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