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무안국제공항에 걸린 무안군의회 명의의 대통령 감사 현수막이 비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최근 대통령 감사 현수막에 대통령의 성함을 잘못 기재한 전남 무안군의회를 향해 “참사의 비극을 치적 쌓기 수단으로 삼는 가식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현수막을 내걸며 정작 대통령의 성함조차 ‘이제명’으로 잘못 써 붙인 무안군의회의 모습은 최소한의 성의조차 없는 무식함과 몰상식함을 보여준다”며 “179명의 희생자와 지역의 안전을 대하는 무안군의회의 무성의와 무책임이 어떠한지 보여주는 축소판”이라고 일갈했다.
협의회는 참사 발생 후 1년7개월이 지나도록 무안군의회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외치는 유가족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참사 관련 예산 집행 과정에서의 부당함도 집중 조명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2025년 4월 제정된 ‘12·29 여객기 참사 특별법’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배정된 예산 1347억원 중 88.5%에 달하는 1192억원이 하천 정비(412억원), 산림레포츠센터 조성(350억원), 도로·교량 건설(314억원) 등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에 투입됐다. 반면 특별법에 명시된 유가족의 생활지원비, 의료비, 자녀 돌봄 비용 등은 참사 1주기가 지나도록 단 한 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는 “참사를 명분으로 지역 숙원 사업 예산을 챙길 때 무안군의회는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며 “유가족이 기본적인 의료비조차 받지 못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5월23일 무안국제공항을 이륙한 초당대학교 소속 교육용 경비행기(DA40NG)가 해남 야산에 추락해 교관과 학생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를 언급하며 “참사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항공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의회는 무안공항의 안전 점검이나 재발방지책 요구 없이 입을 닫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유가족협의회는 무안군의회를 향해 △무안공항 안전대책 직접 점검 및 재발방지책 마련 △참사를 치적 수단으로 악용하는 행태 중단 및 사죄 △12·29 참사 진상규명의 정부 강력 촉구 △대통령 지시 뒤에 숨지 말고 참사 해결의 주체로 나설 것 등 4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무안군의회 측은 오기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임윤택 무안군의회 의장은 “현수막 게시 전에 사전에 제대로 확인했어야 하는데 큰 실수를 했다”며 “앞으로 유가족과 함께 진상규명에 목소리를 내고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