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오래된 전쟁 끝내자”…한반도 평화체제 다자 논의 제안

한일 관계엔 “신뢰는 상대 아픔 이해하는 진정성에서 나와” 과거사 책임 촉구
“친일 반민족행위자 부당 축재 조사·환수… 역사 책임 반드시 묻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81주년 광복절인 15일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남북 대화가 끊긴 상황에서 당사국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자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해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적대와 대결의 에너지를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동력으로 바꿔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사자들 간 논의’와 관련해선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자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지칭하진 않았지만 남북과 함께 미국, 중국 등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처럼 적대와 대결에 갇힌 상태가 이어질 경우 한국의 잠재력과 역동성을 실현해내기 어렵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이자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해 저는 이 자리에서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1년이 지난 오늘,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면서 대북정책의 3대 기조를 천명했다.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 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 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을 제시한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곧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고, 핵 없는 세계를 향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의 관계를 두고선 ‘실용외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양국 협력에는 굳건한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측의 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우리가 만들어 갈 새로운 한·일 관계의 빛은 역사의 그늘 속에서 여전히 아픔을 감내하고 계신 분들께 따뜻한 온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신뢰란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하는 진정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오늘까지도 과거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2일 ‘친일재산귀속법’이 공포된 만큼,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 부당 축적했던 재산을 조사·환수해 역사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