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혹 신들 중에서 어떤 분이 또다시 포도주빛 바다에서 나를 난파시킨다 해도 가슴 속에 고통을 참는 마음이 있기에 나는 참을 것이오.” 그리스 이타카의 군주 오디세우스는 오랜 억류 끝에 불멸의 삶을 주겠다는 칼립소의 제안을 거부하고 이같이 말하며 인간의 길을 선택한다. 신이 되는 길을 마다하고 다시 파란만장의 인간 운명을 택하는 이 장면은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핵심적 장면이다. ‘오디세이아’는 기원전 8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10년의 모험과 고난을 담고 있다.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와 마녀 키르케, 세이렌의 유혹 등 숱한 사건을 겪는 험난한 여정 끝에 고향 이타카로 돌아와 자신의 자리와 아내를 탐하려 한 108명의 구혼자를 처단한다.
이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원작으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오디세이’가 국내에서 개봉 12일 만에 누적 관객수 4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이는 올해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왕과 사는 남자’를 비롯해 ‘호프’, ‘군체’ 등 다른 화제작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빠른 흥행 속도라고 한다. 이런 여세를 몰아 원작 책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