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0시를 기해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직권면직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공무원 신분을 일방적으로 박탈하는 직권면직은 대통령이 임면하는 정무직 인사에서 이례적인 조치인데도,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갑작스레 경질한 것부터 정기적인 인사와 거리가 멀다. 한·미 관세협상 등 주요 통상 현안에서 실무 사령탑 역할을 해온 통상교섭본부장직을 이렇게 대책 없이 공석으로 두는 건 정상적인 국정 운영으로 볼 수 없다.
정부가 면직 사유를 함구하는 것이 오히려 여러 억측을 낳는 점도 우려스럽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상호관세를 15%에서 더 올리겠다고 압박을 가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 후 단행된 경질이라 미국의 오해를 살 수도 있는 형국이다. 면직 사유가 통상 협상 등 민감한 현안이 아니라면 밝히는 게 순리다. 뒤늦게 불법 증축이 불거져 지난 12일 징계 후 면직 처리된 김상호 춘추관장을 둘러싼 혼선이 재연돼서는 안 된다. 당시 청와대는 징계 수위마저 공개하지 않아 국정 신뢰 하락을 자초했다. 일단 여 전 본부장은 개인적 비위 의혹과 관련해선 “실제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부인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