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날 망칠라… 말 아끼는 민주 [李대통령이 띄운 개헌론]

17일 전당대회… 불필요한 논쟁 차단
당내 기류는 “새 지도부가 풀 문제”
김용민 “개헌 이벤트성 소모” 우려
조정식 국회의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개헌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8·17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당권 경쟁과 맞물려 불필요한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부담에다 앞서 조정식(사진) 국회의장의 개헌 관련 발언이 이 대통령의 연임 문제로 비화했던 전례까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새 지도부가 들어선 뒤 개헌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과 박지원 의원 등 당내 유력 개헌론자들도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16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개헌과 관련해서 명확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면서 “전대가 끝나고 난 뒤에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장 개헌의 구체적인 권력구조나 추진 방식을 놓고 입장을 쏟아내기보다 전당대회 이후 당내 공론화 절차를 밟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앞서 조 의장은 개헌 논의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문제에 대해 국민 여론과 선택의 문제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가 야권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 연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지만, 당 안팎에선 개헌 문제가 자칫 이 대통령 임기 문제로 번지는 데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다만 당내 강경파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헌 방향과 절차에 대한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의원은 “분권형 대통령제는 내각제의 다른 얼굴일 수 있다. 개헌의 문턱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시민이 개헌 과제를 제안하고 각 정당의 공론화와 당론화, 국민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벤트성으로 개헌이 소모되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 임기 논란, 연임 논란, 내각제 논란으로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어 시작부터 걱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