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활황세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역대급 조정 공포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코스피에 대한 불신으로 방어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1∼14일 코스피에서 7조9848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8조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와 대조적이다. 외국인의 코스피 복귀에 이번 주 6200대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4일 장중 ‘7천피’(코스피 7000)를 회복하기도 했다. 증시 회복에도 추가 투자보다는 차익 실현을 택하는 개인 투자자가 증가하는 흐름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개인 투자자들의 학습 효과 결과로 분석된다. 개인들은 지난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조정으로 코스피가 급락하는 공포를 겪었다. 승승장구하던 반도체주가 펀더멘털(기초 체력) 문제 없이도 업황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와 중국의 반도체 위협 등으로 고꾸라지는 걸 지켜봤다. 증권가에선 반도체주 가격이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피크아웃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고 미국 금리 경로에 따라 주가가 다시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들의 코스피 불신은 공매도 잔고 증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11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9조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16조7340억원) 대비 2조2720억원(14%) 늘어난 수치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타인에게 빌려 먼저 매도한 후 주가가 내려가면 저렴하게 매수해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통상 공매도 잔고 증가는 주가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최근 고객예탁금 감소와 신용융자 재증가로 상반기와 같은 매수 주도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강한 상승일에는 외국인 순매수·개인 순매도, 하락일에는 반대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