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 ‘을지자유의 방패’(UFS)를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오래전부터 미국이 한국과의 연합 군사 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해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비용의 상당부분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한·미 연합훈련은 자신이 취임한 이래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 온 국가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에 따라 이제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 헤그세스 장관에게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글을 게시한 시각은 미 동부시간으로 16일 오후 5시 4분,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6시 4분으로, UFS 훈련 개시 당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을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로 규정하는 동시에, 연합훈련이 북한에 적대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김 위원장과의 2019년 판문점 회동 사진을 SNS에 올리는 등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손짓을 꾸준히 해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연합훈련 규모를 줄여 북한에 유화적 신호를 보내겠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다.
집권 2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이처럼 공개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훈련 축소를 지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북·미 대화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추진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에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미 연합훈련을 “돈 낭비”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북한과 협상 중인데 굳이 돈을 들여 연합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 이후 실제로 한미연합훈련 가운데 일부 훈련이 유예되거나 축소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게시글에서 “다소 관련이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국의 (이재명)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그들은 ‘사양하겠다!’(No thanks!)고 말했다”라고도 말했다. 호르무즈해협 방어 등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불만의 표시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