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부산이 자체 제작 콘서트오페라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베르디의 ‘오텔로’를 선보인다.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공연이자, 찬반 논란 속에 시민 숙의 절차가 진행 중인 내년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 라 스칼라 ‘오텔로’의 예고편 격이다.
클래식부산은 10월 10~11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콘서트오페라 ‘오텔로’를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클래식부산은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연주자가 함께하는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이번 공연을 직접 기획·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오텔로’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주세페 베르디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바탕으로 작곡한 작품이다. 1887년 2월 5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됐다. 사랑과 질투, 의심과 배신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강렬한 음악과 극적인 서사로 풀어낸 베르디의 후기 걸작으로 꼽힌다.
부산 북항재개발구역에 건립 중인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내년 9월 개관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는 개관 공연으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라 스칼라 극장의 ‘오텔로’를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오텔로’ 전막 3회에 라 스칼라 필하모닉 콘서트와 베르디 ‘레퀴엠’ 각 1회를 더해서 무대 장치 제작·운송비와 400여 명에 이르는 인력의 체류비 등을 포함한 사업비는 105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를 두고 지역 예술계 일부와 시민단체에서는 지역 예술인이 배제된 채 과도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세계 수준의 오페라 제작 역량을 배울 기회라는 찬성론도 맞섰다. 6·3 지방선거를 거쳐 취임한 전재수 시장이 재검토 방침을 밝힌 가운데 부산시는 지난 11일 오페라하우스 운영자문단 회의와 시민 토론회·여론조사 등 숙의 절차를 거쳐 10월 초 최종 결정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오페라는 그 발표 직후 무대에 오른다.
이번 ‘오텔로’ 지휘도 클래식부산 예술감독 정명훈이 맡는다. 정 감독은 내년부터 라 스칼라 음악감독 임기를 시작하며 오는 12월 취임 연주회에서 ‘오텔로’를 지휘할 예정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으로 추진돼 온 것도 이 프로덕션이다. 1993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 시절 플라시도 도밍고와 녹음한 ‘오텔로’ 음반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베르디의 음악적·극적 역량이 가장 집약된 작품으로 평가받는 ‘오텔로’를 정명훈의 해석으로 ‘미리’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주최 측은 강조했다.
주인공 오텔로 역에는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해 온 미국 출신 테너 그레고리 쿤데가 출연한다. 빈 국립오페라와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파리 국립오페라 등에서 노래해 온 ‘오텔로’의 대표적 해석자로 평가받는다. 이아고 역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라 스칼라 등 정상급 무대에서 활약해 온 세르비아 출신 바리톤 젤리코 루치치가 맡는다. 데스데모나 역은 독일 도르트문트 극장 전속가수로 유럽 주요 무대에 서고 있는 소프라노 손지혜가 노래한다.
이 밖에 부산 출신 메조소프라노 사비나 김과 베이스바리톤 이준오를 비롯해 테너 황준호·김재일, 베이스 김철준 등이 함께한다. 연주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맡으며 클래식부산합창단·노이오페라코러스·해운대구립소년소녀합창단 등 지역 예술단체도 무대에 오른다.
박민정 클래식부산 대표는 “베르디의 걸작 ‘오텔로’를 세계적인 성악가들과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로 부산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시민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예술가와 지역 예술인이 함께 만드는 부산만의 공연 제작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