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일본 규슈의 탄광 마을 ‘아리랑 고개’. 아리아케해가 내려다보이는 이 비탈에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조선인들이 모여 살았다. 재일 조선인 수미는 이곳에서 낡은 이발소를 꾸린다. 언젠가 자신의 이름을 건 미용실 ‘스미레 미용실’을 여는 것이 그의 꿈이다. 곁에는 살아남기 위해 일본 국적을 택한 남편, 막장 붕괴로 다리를 다쳐 갱도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동생, 갓 결혼한 여동생 부부, 조선 국적을 끝내 놓지 않는 아버지가 있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간직한 이들은 한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가족이라는 시간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 여름 축제 날 탄광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난다.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등으로 재일 한국인의 삶과 아픔을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기록해온 재일동포 극작가 정의신의 또 다른 대표작 ‘스미레 미용실’(포스터)이 국내 초연된다.
16일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1960년대 일본 탄광촌 조선인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정의신의 ‘재일 코리안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