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어르신 퇴원 후 ‘일상 복귀’ 돕는다

지자체 ‘통합돌봄’ 속도

주거·의료·복지 ‘원스톱’ 서비스
용인·청양 ‘중간집’서 맞춤 관리
의료 취약지 인력 확충은 과제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김모(73)씨. 지난 5월 하반신 수술을 받고 사흘 만에 퇴원해 집에 머물렀다. 마땅히 돌봐줄 사람이 없어 한 달 넘게 어려움을 겪다가 사회복지사로부터 소개받은 곳은 시가 운영하는 단기 통합돌봄시설이었다. 전담 인력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최대 60일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김씨는 “집에 홀로 있으니 아프고 밥도 제대로 못 먹어 5㎏ 넘게 빠졌었다”며 “여기 와서 많이 회복했다”고 전했다.

고령화와 1인 가구의 급증 속에서 적절한 치료와 돌봄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어디에서 어떻게 노후를 보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려 복지 패러다임에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17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시설이나 병원에 갇혀 살거나 자택에 방치된 고령자들을 위해 지역에서 주거·의료·복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모델이 수도권 지자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



용인시는 퇴원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단기 회복을 돕는 ‘따숨케어하우스’의 운영을 지난달 시작했다. 맞춤형 건강 관리와 일상생활 지원을 연계해 재입원 위험을 낮추는 데 무게를 뒀다. 시 관계자는 “중간 과정으로 거쳐 가는 거주지인 만큼 회복과 사회 적응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경기 화성시 역시 주거와 복지를 결합한 케어안심주택 ‘화성 온(溫)이음채’의 입주를 지난달 개시했다. 무장애 시설과 상주 간호·복지 인력을 갖춘 이곳은 퇴원 환자를 위한 단기(2~4개월) 서비스와 홀몸노인 등의 안정을 돕는 장기(2~4년) 계약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모두 24가구 규모로 보증금은 시가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는 관리비만 부담하고, 차상위계층은 월 임차료(26만원)의 절반을 내야 한다. 첫 입주자들은 암 수술 이후 만성질환에 시달리던 80대 A씨 등 장기 계약자로 채워졌다.

경기 수원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다가구주택을 활용해 퇴원 고령 환자의 임시 주거지인 ‘새빛돌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퇴원에서 회복까지 ‘중간집’으로 불리는 이곳에선 간호·재활·요양 및 인공지능(AI) 응급안심 서비스가 제공된다.

인천시의 경우 의료 접근성 강화와 단기 지원주택 확보 등 4대 모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천형 통합돌봄’을 추진 중이다. 구청별로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개월 만에 이용자가 9배 이상 급증했다.

충남 청양군의 ‘고령자복지주택’은 1~4층에 돌봄시설과 퇴원 환자용 ‘중간집’을, 상층부에 주거 공간을 마련해 모범 사례로 꼽힌다. LH가 공급한 임대 아파트에 어르신 전용 거주지와 돌봄시설을 갖췄다. 군 돌봄정책팀이 이곳에 입주해 재택의료센터와 주간요양센터까지 운영한다.

부산 부산진·북구 등은 고령층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한 단·중기 통합돌봄거점을 조성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도 퇴원 환자 전용 중간거점 주택을 마련했다. 경남 김해·진주시는 통합돌봄 쉼터를 통해 단기 휴식지원 병상을 확보한 상태다.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의료 취약지에선 인력 수급의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실효성 있는 처우 개선과 인력 확충이 도마 위에 올랐다. 농어촌 지역으로 갈수록 인프라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한 통합돌봄시설 관계자는 “현행 의료법상 입소자에게 간호·재활 의료 처치가 제한되는 등 다양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