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주차된 오토바이와 담벼락을 차량으로 연이어 들이받고 도주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남성에게 당시 음주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마약 간이검사에서 졸피뎀 등 6개 종류의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그는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로 결과를 보고 약물운전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17일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약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건수는 287건으로 집계됐다. 약물운전에 따른 운전면허 취소 건수는 2021년 83건에서 지난해 237건으로 4년 새 185.5% 증가했다. 올해는 처음 300건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약물운전 처벌 건수가 늘어난 배경에는 지난해 방송인 이경규의 약물운전 사고 등 위험성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는 약에 취한 30대 여성이 서울 반포대교에서 포르셰 차량을 몰다 한강 둔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달 서울 용산에서는 차선을 맞추지 못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한 30대 남성이 약물운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4월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약물운전 단속대상 490종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약물운전 교통사고 수는 2023년 24건, 2024건 70건, 지난해 153건으로 늘었다. 이 중 마약 외 약물로 인한 교통사고는 2023년 19건, 2024년 52건, 지난해 120건으로 전체 약물운전 사고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과수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물운전 관련 의뢰 건수 1046건을 분석한 결과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3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알프라졸람(144건), 플루나이트라제팜(126건) 순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현재 국과수와 졸피뎀 등 대표적인 약물 단속 기준 등을 만들고 있다.
다만 이를 시험하는 데만 1~2년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한약사회와도 단속 기준을 고민했는데 사람마다 영향받는 정도가 달라 객관적인 기준을 세울 수 없었다”며 “졸피뎀 등 대표적 약물은 바로바로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