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전세 가구가 감소하는 사이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가구가 증가하며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실거주’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비거주’로 분류되는 전세 물량이 추후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국가통계포털(KOSIS) 주거실태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가구는 2017년 58만4124가구에서 2024년 60만1001가구로 1만6877가구(2.9%) 증가했다. 전체 전월세 가구가 증가했지만, 전세 가구는 2017년 40만6855가구에서 2024년 37만1972가구로 3만4883가구(8.6%) 감소했다. 이 기간 전체 전월세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9.7%에서 61.9%로 7.8%포인트 하락했다.
전세가 줄어든 자리는 월세로 채워졌다. 월세 가구는 2017년 17만7269가구에서 2024년 22만9029가구로 5만1760가구(29.2%) 증가했다. 월세의 비중은 30.3%에서 38.1%로 7.8%포인트 높아졌다.
전세의 월세화는 비단 서울만의 현상이 아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은 63%로 집계됐다. 월세 거래 비중은 2021년 43.5%에서 꾸준히 오르더니 2024년 57.6%에 이어 지난해 처음 60%를 돌파했다. 올해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1∼5월 누적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8.6%로 지난해 같은 기간(61%)보다 7.6%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가 임차인의 매달 고정적인 주거비 지출을 늘리고, 장기적으로 자산 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부동산학과)는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면 서민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전세는 보증금이 부동산 재투자에 활용되는 문제가 있지만, 월세화에 따른 서민의 주거비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 부담의 일부를 임차인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히 있을 것 같다”며 “그렇게 되면 월세화 내지는 임대료 상승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