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가 나온 뒤 발언의 배경에 대한 여러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꾸준하게 보여온 만큼 북한에 손을 내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동시에, 대미 투자와 호르무즈해협 호위 작전 참여 등을 둘러싸고 한국에 쌓인 불만을 표출하고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과 대화 재개 원해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것은 ‘해외 개입 최소화’와 외국의 국방비 부담 증가를 모색하는 그의 외교정책을 볼 때 새로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연합훈련 시작일에 갑작스럽게 이를 지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이란전 참여 압박?
갑작스럽게 이 같은 발표가 나온 것은 한국에 대한 압박의 의미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다소 관련이 없는 이야기”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SNS 글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지만 거절당했다’고 주장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명백히 한국에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1기 및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몽골 담당국장을 지낸 애덤 패러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AP통신에 “대미 투자 합의의 진전 부족이든, 이란 전쟁에 대한 지원 거부든 한국 정부를 향한 불만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첫 대미 투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와 관련한 협의를 위해 이날 미국에 입국했고, 기자들을 만나 막판 ‘다양한 쟁점’이 양국 사이에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막판 협상을 앞두고 압박 혹은 ‘겁주기’를 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에도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미국 조야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결정이 한·미 동맹을 훼손하고,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참전용사 출신인 민주당 소속 마크 켈리 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엑스(X)를 통해 “연합훈련을 무력화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실수”라고 비판했다. 한국계인 같은 당 앤디 김 뉴저지 상원의원도 성명에서 “한국과의 동맹은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이러한 관계를 경시하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발표는 이란 전쟁으로 막대한 자원과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아시아 동맹국들의 걱정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챈릿에이버리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위협적이지 않고 존중하는’ 국가라고 표현한 것이 “동맹국들에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