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892㎜ 물폭탄… 아파트에 토사 덮쳐 1명 사망

통영 739㎜ 등 남해안 극한 호우
중대본 가동… 호우위기경보 ‘주의’
韓총리 “고립 주민 구조에 전력”

광복절 연휴 사흘간 남해안 일부 지역에 9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고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주민 1명이 숨지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건물 내부까지 밀려들어 집기와 시설물 등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17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남해안 일대 집중호우로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는 인근 산에서 떠밀려온 토사가 주거시설을 덮쳐 20대 주민 1명이 사망했다. 경남 거제와 통영, 울산에서도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집중호우로 경남 거제·통영·사천과 부산 동·영도·사하구, 제주 서귀포에서 240세대, 389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15일 0시부터 17일 오후 4시까지 거제 891.7㎜, 거제 서이말 816㎜, 통영 739.1㎜, 부산 가덕도 462.5㎜ 등 남해안을 중심으로 ‘물폭탄’이 쏟아졌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거제 124.5㎜, 부산 가덕도 101.5㎜, 통영 97.4㎜, 거제 양지암 83.5㎜, 거제 명사 77.5㎜ 등이다. 기상청은 거제와 통영의 시간당 강수 강도를 각각 200년과 1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으로 분석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는 한편 오전 7시 호우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소방청도 이날 오후 4시27분 거제에 3차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필요한 소방력을 보강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23분과 6시44분에는 각각 거제와 통영에 폭우 관련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한 바 있다.

뒤엉킨 차량들 17일 밤사이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뒤편에서 주차된 차량들이 토사에 파묻히거나 휩쓸려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에는 이날 오후 6시까지 638.7㎜의 물폭탄이 쏟아졌는데, 이는 1972년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대 일강수량이다. 거제=뉴시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거제 내 폭우 피해 지역을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 한 총리는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구조에 전력을 다하라”며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과 지자체에 비상근무 태세 유지를 당부했다.

 

이번 집중호우는 18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이른 새벽부터 아침 사이 경상권과 전남광주 남해안, 오후까지는 제주도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 남부, 부산·울산·경남의 예상 강수량은 5∼30㎜, 전남광주 남해안과 울릉도·독도, 제주는 5∼20㎜다. 비가 그치면 수도권·충청권·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올라 무덥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