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공소취소·개헌 ‘산 넘어 산’… 총선 외연 확장도 시험대 [민주당 새 대표 김민석]

민주 새 지도부 과제

장특공제 폐지 당정협의 언급 등
세제·공급 정책서 조정 역할 강화
李집권 2년차 성과 뒷받침 ‘병행’

‘조작기소’ 취소 나서면 野와 대치
거리두면 핵심 지지층 반발 가능성

‘1호 국정 과제’ 개헌 野 협조 필수
사안 따라 다른 對野 스탠스 펼쳐야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통해 김민석 신임 대표가 선출되면서 ‘김민석호’는 출범과 동시에 녹록지 않은 과제들과 마주하게 됐다. 집권여당이자 161석 과반 정당을 이끄는 만큼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당내 요구와 민심을 청와대에 전달해야 한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만큼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민생·경제 분야에서 국정 성과를 만들어내는 당의 정치력도 요구된다. 특히 부동산 정책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조작 기소’ 공소취소 문제는 당청 조율 능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꼽힌다. 개헌에서는 국민의힘과의 협상을 끌어내야 한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당청 관계를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로 만들겠다며 “대통령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 직언하고, 방패가 되고, 민심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선 인사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대표(왼쪽 세번째)와 신임 최고위원들이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제3차 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민수·이성윤 최고위원, 김 대표, 서미화·박선원·최민희 최고위원. 대전=허정호 선임기자

◆부동산·공소취소… 당청 조율 시험대

새 지도부가 놓인 정치적 환경은 단순하지 않다. 전임 지도부에서는 보완수사권 등 검찰개혁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 지방선거 평가 등을 거치며 당과 청와대 사이의 온도차가 수차례 노출됐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이견이 다시 당청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도 정부 정책에 당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부동산은 당장 맞닥뜨릴 첫 현안이다. 지난 13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공급 정책을 놓고 서울 등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 부담과 실수요자 금융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도 당권주자 시절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를 두고 “사실상 증세인 면이 있다”며 전대 이후 당청 협의를 통해 세부안을 수정·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지역구가 ‘한강벨트’인 서울 영등포을인 만큼 수도권 부동산 민심과도 맞닿아 있다.



공소취소 문제는 당청 관계뿐 아니라 여야 관계까지 얽힌 난제다. 김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조작 기소가 입증되면 취소가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당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공론을 거쳐야 한다는 전제도 달았다. 당내 강한 요구를 받아들여 공소취소 논의를 본격화할 경우 국민의힘은 이를 ‘대통령 재판 지우기’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공소취소 문제와 거리를 두기도 쉽지 않다. 검찰개혁과 ‘조작 기소’ 바로잡기를 요구해 온 핵심 당원층의 반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완수사권 폐지 등 검찰개혁 후속 입법까지 맞물려 있어 공소취소 문제를 어느 수준까지 공식 의제로 끌어올릴지도 당청 관계의 변수다.

◆개헌은 野 협상력 시험대

개헌은 김 대표의 대야 협상력을 본격적으로 시험할 현안이다. 민주당이 161석의 과반 의석을 갖고 있어 상당수 법안을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헌법 개정안 의결에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협조 없이는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다. 공소취소와 검찰개혁에서는 선명한 추진을 요구받으면서 개헌에서는 야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하는 상반된 과제를 동시에 안은 셈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4년 중임 또는 연임제를 비롯한 권력구조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임기 단축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등과의 골프 회동에서도 개헌이 화두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에 진정성이 있다면 먼저 자신에게 개헌안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어 여야 간 간극은 여전히 크다. 권력구조뿐 아니라 개헌 시기와 지방분권·기본권 등 세부 의제를 놓고도 야당과 접점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 대표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해진 당심과 외연 확장도 과제

변수는 이번 전대를 계기로 더 강해진 당원 영향력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기존 약 17대 1이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가치를 같게 하는 ‘1인 1표제’가 처음 적용됐다. 당원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ABC 민주당 플랜’을 내걸고 ‘생활비 정치(Affordability)’, ‘크고 넓은 확장 정치(Broad)’, ‘유능한 민생 중심 다수 정당(Competence)’을 제시했다. 당권 경쟁 과정에서는 광화문에 청년이 주도하는 토론·문화 공간인 ‘서울 제2광화당사’를 설치하고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중 1명을 청년으로 지명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전당대회에서는 “이중당적, 유령당원, 비자발 입당도 차차 정리될 것”이라며 당원 관리 강화 방침도 내놨다.

김 대표의 취임 첫 행보도 당청 협력과 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을 함께 아우르는 일정으로 짜였다. 김 대표는 18일 오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홍익표 정무수석을 만난 뒤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 이어 광주로 이동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19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