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3대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채해병)에 이어 남은 의혹들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특검 권창영)이 수사 종료(23일)를 앞두고 이번 주에 20여명을 무더기로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과거 삼청교육대에 10개월가량 불법구금된 피해자에게 국가가 8000여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윤 전 대통령과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이 이번주 시작된다. 별개 사건이지만 서울고법 같은 재판부가 심리하는 만큼 명씨 진술의 신빙성 등을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몰아치기 기소’로 공소유지 어려움 겪을 듯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주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 등 총 18명을 기소한 종합특검팀은 수사 마지막 주인 이번 한 주 동안 20여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관저 이전 의혹 관련으로 검건희씨와 국민의힘 윤 의원, 관저 공사업체 21그램 김태영 대표 등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외압 의혹 등 관련자 5명 안팎도 기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우 처분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특검팀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선 앞서 내란 특검팀(특검 조은석)이 불기소 처분한 조 대령과 법정 등에서 계엄 당시 상황을 적극적으로 증언한 홍 전 차장 등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 당시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포고령을 문자로 전송한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과 전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돼 있어 처분이 예상된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수사 성과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자 수사 막바지에 사건 처분을 집중하는 ‘헤비테일 전략’을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막판에 지나치게 몰아서 기소하는 탓에 향후 재판에서 공소유지와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종합특검팀은 공소유지를 할 인력을 추가 모집하고자 5년 이상 법조 경력을 지닌 변호사를 대상으로 특별수사관 채용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도 19일까지 특검팀 파견 검사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청 폐지 후 공소청 출범 등 대격변을 앞두고 있어 지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상대 손배소서 위자료 8000만원 인정
서울중앙지법 민사202단독 안현진 판사는 이달 10일 삼청교육대 피해자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A씨에게 81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A씨가 청구한 1억5000여만원 중 일부를 인정한 것이다. 삼청교육대 사건은 1980년 당시 계엄사령부가 발령한 계엄포고 제13호를 근거로 시행된 삼청교육 일환으로, 시민 수만명이 군부대에 설치된 시설에 수용돼 인권침해를 당한 일이다.
계엄사령부 지휘 아래 군·경은 영장없이 총 6만여명의 대상자를 검거했고, 이들을 분류 심사해 약 4만명을 삼청교육대에 수용해 순화교육을 했다.
A씨는 1980년 7월19일쯤 서울북부경찰서에 연행된 뒤 삼청교육대에 수용돼 순화교육을 받고 근로봉사를 했다. 이후 보호감호 1년 처분을 받아 1981년 5월29일 출소했다. 총 구금기간은 315일에 달했다.
재판부는 “A씨는 위헌·무효임이 명백한 이 사건 계엄포고의 적용 및 집행으로 인해 영장 없이 체포, 구금돼 신체의 자유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당했다”며 국가가 불법행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산상 손해로는 구금 기간 315일 동안의 일실수입 105만7400원을 인정했다. 당시 보통인부의 평균 월급여액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이다. 다만 위자료는 8000만원으로 정했다.
◆김건희 1·2심서는 무죄, 서울고법 판단은?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21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과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이 재판부는 같은 날 오후 2시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2심 첫 공판기일도 연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부장판사)는 지난달 13일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명씨에겐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부인 김씨와 2021년 6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명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총 58회(공표 36회·비공표 22회)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1심 재판부는 이 중 14건이 실제 전달됐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지난달 22일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2100만원 추징을 명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겐 벌금 300만원, 후원자 김한정씨에겐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의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10건(공표 3건·비공표 7건) 중 5건에 대해 오 시장 측 여론조사 의뢰가 있었고, 김씨가 비용 2100만원을 대납했다고 보고 이 같이 판단했다.
이들 1심 판결은 김씨의 일명 3대 의혹 사건(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가법상 알선수재) 중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1·2심 판단과 배치되며 이목을 끌었다. 김씨 사건을 심리한 1·2심 재판부는 김씨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나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렵고, 여론조사 결과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된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