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복절 보신각 타종 행사 시민 300명 만세삼창 함께 외쳐 뮤지컬 공연·AI 포토 부스 눈길 11월까지 ‘항일유적 답사’ 운영도
“광복의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되새기는 자리에 참여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보신각 종소리가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억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짐하는 울림이 되길 바랍니다.”
독립운동가 고(故) 이유상 지사의 손자 이갑표(70) 광복회 서울시지부 송파구지회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기념 타종행사’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이 지회장의 조부 이유상 지사는 1919년 3월 2일 전북 이리에서 독립선언서를 전달받아 천도교 교인들에게 배포하고, 군산 등지에서도 독립선언서를 돌리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오세훈 서울시장(앞줄 왼쪽 두 번째)이 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기념 타종행사’에서 타종에 참여한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국내에서 항일투쟁을 벌이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김상권 지사의 딸인 김 지부장은 “광복 81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며 “이번 타종이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미래세대에 이어가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시민들이 행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문화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예년보다 확대했다. 행사의 문은 서울시가 육성한 예술 영재 3인의 무대로 열렸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권하나씨는 바이올린으로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을 연주했다. 중앙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송자연씨는 ‘내 나라 대한’을 국악 창으로 불렀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최서현씨는 성악곡 ‘강 건너 봄이 오듯’을 선보였다.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뮤지컬 전공 재학생 22명은 창작 뮤지컬 ‘독립의 열망’을 공연했다. 출연진은 관객 사이를 오가며 독립 노래를 불렀고, 보신각 앞에서 ‘진관사 태극기’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행사 중 참석자들은 만세삼창을 외쳤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참여한 4개 합창단으로 꾸려진 서울미래연합합창단은 ‘광복절 노래’와 ‘서울의 찬가’를 부르는 ‘시민대합창’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진행은 서울시 문화예술분야 명예시장인 배우 정준호씨가 맡았다. 정씨 배우자인 이하정씨는 독립운동에 헌신한 안필수 선생의 외손녀다.
이날 행사장에는 시민 300여명이 찾았다. 특히 자녀와 함께 온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부모들이 초등학생 자녀에게 광복절의 의미와 행사 취지를 설명해 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외국인 관람객들은 행사를 지켜보며 만세삼창에 동참했다.
광복의 순간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인공지능(AI) 포토 체험 부스도 운영됐다. 이 부스에서는 AI 기술로 촬영자의 의상을 광복 당시 의상으로 바꾼 맞춤형 사진을 제공했다.
서울 도심에서는 항일 독립운동 현장을 돌아보는 ‘항일독립운동 유적답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초등학생을 동반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이날 답사에는 5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3·1운동의 시작점인 탑골공원에서 출발해 승동교회와 태화관 터, 김상옥 의거 터, 보신각 등 종로 일대 항일운동 유적지를 둘러봤다.
유적답사 프로그램은 11월 8일까지 보신각·탑골공원·서대문형무소 등 주요 독립운동 유적에서 총 13회가량 진행된다. 신청은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할 수 있다. 민수홍 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행사가 광복의 기쁨을 되새기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역사가 미래세대를 깨우는 희망의 울림으로 이어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