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중인 SK실트론 지분을 전부 팔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줘야할 재산분할금 9440억원의 상당 부분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론적으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보유주식을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대량의 매도물량이 나와 SK 주가를 흔들 수도 있다는 우려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SK그룹의 지주사인 SK㈜의 목표주가를 기존 56만원에서 77만원으로 상향했다. 목표주가 상향은 SK의 주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이 이유지만 현재 최태원 회장이 보유 중인 SK지분(17.9%)를 매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지난 7월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선고 기일을 열어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은 “SK가 보유 중인 SK실트론 주식 4732만주를 두산에 2조3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는데 이를 적용하면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SK실트론의 지분 29.4%(특수목적법인(SPC) 통해 보유) 가치는 약 95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며 “이는 파기환송심에서 결정된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처분 없이도 재산분할금의 상당 부분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최종 결론까지 불확실성은 있겠지만 SK 지분 매각 가능성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는 상당부분 약화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9440억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재계의 큰 관심사였다.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주식을 활용하는 것은 최 회장에겐 부담(경영권 약화 등)으로 작용할 수 있어 SK실트론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아울러 역대급 실적을 낸 SK하이닉스의 배당 확대가 ‘SK하이닉스→SK스퀘어→SK㈜’로 이어져 재산분할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주목받기도 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소송은 이제 대법원 판단만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