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주회사나 대표회사가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이하 간판값)로만 2조원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판값을 받는 것은 정당한 거래이지만, 간판값의 정확한 가치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에 동원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 대상 기업집단(이하 대기업) 102곳의 간판값은 2조2천239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내내 1위를 지켰던 LG는 3천490억원으로 2위로 한 계단 물러났다.
브랜드 사용료 적정성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올해 공정위로부터 현장 조사를 받은 한화(1천992억원)와 CJ(1천331억원)가 나란히 3∼4위를 차지했다. 5위 포스코(1천282억원), 6위 롯데(1천244억원)까지 1천억원이 넘었다.
그 뒤를 GS[078930](992억원), 효성[004800](616억원), HD현대[267250](575억원), LS[006260](573억원) 순으로 따랐다.
대표회사나 지주회사가 계열사로부터 간판값을 받는 행위 자체는 정상적인 거래에 해당한다.
그러나 간판값의 정확한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운 탓에 계열사의 이익을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지주회사로 손쉽게 이관하는 약한 고리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
간판값은 매출액에서 광고 비용 등을 제외하고 일정 요율을 적용해 산정되는데, 실제로 구체적인 간판값 산정 방법과 요율은 회사별로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도 비슷한 문제의식 탓에 6∼7월 한화, CJ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하고, 간판값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정상가격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수 의원은 "계열사가 마케팅과 광고 등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공로가 큰데도 지주사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가를 받아 가는 것은 계열사가 이중으로 지출하는 부당한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반복되는 간판값 수취를 그룹별로 면밀히 분석해 부당 지원에 악용된다면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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