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도 안 돼 굴욕?…백악관 비서실장 사칭에 낚인 버넘 영국 총리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서 영국의 폭염·산불·가뭄 대응을 논의하는 COBR 회의를 주재한 뒤 언론에 발언하기 위해 오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취임한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을 사칭한 인물에게 속아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럽연합(EU)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버넘 총리는 와일스 비서실장 사칭범과 메시지를 교환하다 뒤늦게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메시지가 오간 시점이나 정확한 횟수, 구체적인 대화 내용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국가안보 사안 등 중요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미 영국대사관은 와일스 비서실장의 휴대전화가 해킹당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백악관 측에 우려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세로 꼽히는 와일스 비서실장을 겨냥한 가짜 메시지 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5월 윌스트리트저널은 신원 미상의 인물이 와일스 비서실장의 개인 휴대전화를 해킹한 뒤 미 연방 상원의원과 주지사,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에게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사칭범은 송금을 요청하거나 트럼프 대통령 관련 질문을 던지다 의심을 사면서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백악관 관계자는 영국 총리 취임 후 일어난 이번 사건에 대해 “비서실장의 기기가 해킹당한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유럽에서도 주요 정치인들이 사칭 범죄의 표적이 된 사례가 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은 고위 인사로 위장한 러시아 유튜버들과 통화한 후 녹음 파일이 공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