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수출입은행, 외화채권 발행 수수료 5년간 최대 301억 낭비”

감사원 “IB 수수료 고정…경쟁 없애”
교육세 77.8억 차주에 부당 전가도

채권 발행 규모 국내 1위, 아시아 2위인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한 협상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외화채권 발행 수수료를 최근 5년간 최대 301억원 아낄 기회를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감사원에 따르면 수은은 최근 5년간 47조7000억원 상당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면서 투자은행(IB)에 1424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최상위권 신용도를 가진 SSA급 발행자인 수은은 2010년 이후 수수료율을 발행액의 30bp(1bp=0.01%포인트)로 고정했고, 2023년부터는 ‘실효성이 없다’며 주간사 선정 때 수수료율 평가 항목까지 삭제했다. 이에 따라 수은 일감을 따내려는 IB들이 수수료를 놓고 가격 경쟁을 벌일 유인도 사실상 사라졌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한 협상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외화채권 발행 수수료를 최근 5년간 최대 301억원 아낄 기회를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감사원이 미국 채권시장에서 수은과 같은 SSA급 기관 6곳과 한 단계 낮은 AA급 기관 30곳이 글로벌 IB 7곳에 지급한 수수료율을 분석한 결과 만기가 짧고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수수료율이 낮았다. 수은 발행액의 81%가 만기 5년 이하인 만큼 시장가격을 반영해 만기별 수수료를 차등 적용했다면 5년간 85억∼301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수은이 자체 부담해야 할 비이자수익 교육세를 대출이자에 가산해 차주에게 떠넘긴 사실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77억8000만원이 과다 징수됐다고 판단했다. 차주 신용등급 관리와 부실여신 책임소재 규명도 허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수은에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고 통보하고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자금조달 등 4개 분야에서 모두 7개 지적사항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