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정신 따라 걷는다”…자생한방병원, 제주에 첫 ‘광복잇길’

광복 81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의 삶과 정신을 따라 걸으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길이 제주에 조성됐다.

 

자생한방병원·자생의료재단은 지난 15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제주올레 1코스 시작 구간에서 ‘광복잇길’ 기림비 제막식을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광복잇길’ 행사에 참석한 강태선 애국지사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제주 광복잇길은 자생한방병원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인 ‘광복잇길’ 프로젝트의 첫 번째 코스다. 광복잇길은 독립운동가의 헌신을 기리는 기림비와 태극기가 그려진 ‘태극돌’, 토종 무궁화속 식물인 황근(黃槿) 등이 놓인 길을 걸으며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첫 조성지로 제주 시흥리를 택한 것은 이곳이 생존 독립유공자인 강태선 애국지사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1924년 시흥리에서 태어난 강 지사는 1942년 일본 오사카 유학 중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동지들과 일제의 징병·징용 거부와 민족의식 고취 활동을 벌이다 1944년 체포돼 옥고를 치렀으며, 광복 뒤 고향으로 돌아왔다. 1982년 대통령표창,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현재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는 강태선·오성규·김영관 지사 등 3명이다. 호남지역의 유일한 생존 독립유공자였던 이석규 애국지사는 광복절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별세했다.

 

제막식에는 강 지사와 가족을 비롯해 지역 인사와 학생,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기림비를 제막하고 광복잇길의 상징 식물인 황근을 심었다. 제주어보존회 이사장은 광복의 의미를 담은 자작 헌정시를 낭송했고, 옻칠 거장 전용복 칠예가는 강 지사에게 헌정 작품을 전달했다. 지역 학생들도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공연을 선보였다.

 

강태선 애국지사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에 조성된 ‘광복잇길 기림비’를 바라보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황근은 무궁화속 식물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종으로 제주 성산·오조리 일대가 대표적인 자생지다. 노란 꽃이 6∼8월 피어 광복의 계절과 개화 시기가 겹치며, 척박한 해안에서도 뿌리내리는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 병원 측은 이 같은 특성이 일제강점기를 견뎌낸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이번 제주 광복잇길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QR 콘텐츠를 구축하고 학교와 연계한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광복절 걷기축제를 열고 전국 단위의 광복잇길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강태선 애국지사는 “젊은 시절 조국의 독립을 위해 떠났던 고향에 저와 동지들의 뜻을 기리는 길이 만들어져 매우 뜻깊고 감격스럽다”며 “이 길을 걷는 많은 분들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나라의 소중함을 마음 깊이 새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은 “광복잇길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일상 속에서 기억하고 미래 세대와 함께 이어가기 위한 역사문화 공간”이라며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광복잇길을 조성, 국민 누구나 독립운동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생한방병원은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한 민족 병원이라는 취지에 맞춰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을 위한 의료·생활·주거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에는 국가보훈부 주최 ‘제25회 보훈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