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잃고 오랜 기간 홀로 지내던 전주동물원의 사자 두 마리가 사육사들의 세심한 노력 끝에 다시 함께 생활하게 됐다. 무리생활하는 사자의 특성을 고려해 단계적인 적응 과정을 거친 결과다.
18일 찾은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동물원 사자사 야외 방사장에서는 암사자 ‘덕진’과 수사자 ‘모카’가 나란히 나무 그늘에 누워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덕진은 2010년 전주동물원에서 태어난 터줏대감이고, 모카는 2017년생으로 2022년 11월 에버랜드에서 전주동물원으로 왔다.
사자를 담당하는 이두희 사육사에 따르면 모카는 전주동물원에 함께 온 암사자가 3년 전 죽은 뒤 홀로 지냈고, 덕진 역시 함께 생활하던 수사자가 2년 전 세상을 떠난 이후 줄곧 혼자 생활해왔다. 동물원 내부에서는 두 사자의 합사를 검토했지만, 서로 다른 무리에 속했던 성체 사자를 바로 합칠 경우 싸움으로 인한 부상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컸다.
사육사들은 사자사의 면적이 490㎡로 국제동물원 기준에 부합하고, 두 사자가 홀로 지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보였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합사를 추진했다. 사자는 고양잇과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며 서로 교감하는 동물이다. 동물원 측은 “함께 지내던 동료가 사라진 이후 두 사자가 철창에 몸을 비비거나 무료하게 잠을 자는 등 상호작용 부족에 따른 행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합사를 결정한 뒤에는 신중한 적응 과정이 이어졌다. 먼저 서로의 분변을 옮기고 방사장을 바꿔 생활하게 하면서 상대의 체취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이후 두 사자가 특별한 스트레스 반응 없이 오히려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자,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직접 대면시켰다. 마지막으로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야외 방사장과 내실 사이에 통로를 만들어 두 사자가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도록 하면서 합사에 성공했다.
이 사육사는 “합사를 무엇보다 신중하게 진행한 결과 다행히 서로 성격이 잘 맞는 편이었고, 두 달 전부터 적응 훈련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큰 다툼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무리생활을 하던 친구들인 만큼 잘 적응시켜 앞으로 더 좋은 삶을 제공해 주고 싶다”며 “여러 과정을 거쳐 합사에 성공한 만큼 두 사자가 계속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