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75만개 팔렸다”…‘뿌링클 신화’ bhc, 이번엔 커리로 터졌다

치킨 한 마리에 ‘새로운 맛’을 입히려는 업계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후라이드와 양념, 간장 등 익숙한 메뉴를 넘어 치즈와 커리 같은 시즈닝을 앞세운 제품이 잇따라 흥행하면서다. 캐릭터 굿즈와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까지 결합해 신메뉴의 생명주기를 늘리는 전략도 뚜렷해지고 있다.

 

다이닝브랜즈그룹 제공    

19일 종합외식기업 다이닝브랜즈그룹에 따르면 치킨 브랜드 bhc가 지난달 9일 선보인 ‘커링클’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75만개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bhc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며 뿌링클과 콰삭킹에 이어 메뉴 매출 3위에 올랐다.

 

출시 한 달 남짓 된 신제품이 기존 스테디셀러 바로 뒤까지 치고 올라온 셈이다.

 

커링클은 커리 시즈닝에 크림 풍미를 더한 달콤·매콤한 치킨이다. 허니버터요거트 소스를 함께 제공해 커리 특유의 향을 부드럽게 잡은 것이 특징이다. bhc는 커링클을 뿌링클과 치즈볼 등 자사 시즈닝 제품군을 묶은 ‘뿌링클 유니버스’의 신규 메뉴로 편입했다. 출시 당시부터 영화 ‘미니언즈·몬스터즈’와 손잡고 주요 캐릭터를 활용한 ‘미니언즈 시즈닝 키링’도 선보였다.

 

커링클의 초반 성적은 bhc가 최근 내놓은 신메뉴들의 흥행 흐름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콰삭킹’은 올해 7월 누적 판매 1000만개를 돌파했다. 출시 17개월 만이다. 콰삭킹 출시 이후 bhc 가맹점 매출도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회사 측은 집계했다.

 

올해 3월 26일 선보인 ‘쏘이갈릭킹’도 출시 50일 만에 70만개가 팔렸다. 출시 초기부터 전체 메뉴 매출에서 약 10%를 차지했다. 간장과 마늘이라는 익숙한 조합을 바삭한 식감과 결합해 소비층을 넓힌 메뉴다.

 

커링클까지 한 달 만에 75만개를 기록하면서 bhc는 짧은 기간에 신메뉴를 매출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특히 최근 전략은 기존 히트 상품인 뿌링클에서 검증된 ‘시즈닝 치킨’의 영역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치즈 중심이던 시즈닝을 간장·마늘에 이어 커리까지 확장하면서 익숙한 치킨에 새로운 향과 식감을 입히는 방식이다.

 

소비자 관심도 역시 신메뉴 중심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치킨 메뉴 검색량 조사에서는 bhc 콰삭킹이 52만6104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굽네치킨 ‘고추바사삭’과 교촌치킨 ‘허니콤보’ 등 장수 인기 메뉴를 앞섰다.

 

시즈닝 신메뉴 흥행은 bhc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제너시스BBQ가 지난해 9월 말 선보인 ‘뿜치킹’은 출시 100일 만에 누적 판매 100만마리를 돌파했다. 평일 기준 하루 평균 판매량도 1만마리를 웃돌았다. 고다·체다·블루·파마산 등 네 종류 치즈를 조합한 시즈닝에 요거트와 크림 분말을 더한 메뉴다.

 

뿜치킹은 제품 개발뿐 아니라 이름부터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BBQ가 진행한 메뉴명 공모에 11만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몰렸고 이 가운데 ‘치즈가 뿜뿜하는 치킨의 왕’이라는 의미의 뿜치킹이 최종 선정됐다. 이후 사이드 메뉴 ‘뿜치킹 콘립’과 별도 시즈닝 제품으로 상품군도 확대했다.

 

100만마리 판매 이후에는 자사 앱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맥북과 아이패드 등 경품을 내건 ‘프리퀀치’ 행사도 진행했다. 신메뉴 흥행을 일회성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자사 앱 유입과 재구매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치킨업계의 신메뉴 경쟁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출시 전후의 마케팅이 함께 설계된다는 점이다.

 

bhc 커링클은 ‘미니언즈·몬스터즈’ 개봉 시기에 맞춰 캐릭터 키링을 내놨다. 불투명 캡슐에 캐릭터 4종 가운데 하나를 무작위로 넣어 이른바 ‘랜덤 굿즈’ 수집 요소를 더했다. 키링 아래에는 실제 시즈닝을 담을 수 있는 용기도 적용했다.

 

굿즈가 자사 앱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치킨 브랜드 자사 앱 이용자 분석에서는 굿즈와 쿠폰 프로모션이 진행된 시기에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으며, 굽네치킨 앱 이용자 증가율은 217%에 달했다. 교촌치킨도 이용자가 3만7000명 이상 늘었다.

 

결국 치킨업계 신메뉴 경쟁은 ‘무슨 맛을 내놓을 것인가’에서 ‘어떻게 경험하게 할 것인가’로 넓어지는 분위기다. 기존 인기 메뉴와 겹치지 않는 시즈닝을 개발하고, 캐릭터와 굿즈로 화제성을 만들며, 자사 앱 혜택으로 재구매까지 유도하는 방식이다.

 

고물가로 치킨 한 마리 주문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신제품이 반복 구매로 이어지려면 단순히 새롭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bhc의 커링클이 한 달 만에 75만개를 넘어선 가운데, 초반의 화제성을 뿌링클이나 콰삭킹처럼 장기 흥행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