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나노플라스틱, 폐에 유해 변화 나타나는 ‘기준점’ 나왔다

독성연, 13주 반복 노출시험서 최소유해용량 40㎍ 미만 추정
“인체 안전기준 의미하는 건 아냐”…위해성 평가 위한 과학적 근거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때 폐에서 유해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노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제시됐다.

 

공기 중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어느 정도 노출됐을 때 폐에 유해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는지 알 수 있는 기준인 최소유해용량이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한 반복 노출시험에서 폐 염증반응이 확인되면서, 향후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을 평가하고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는 생체모사연구센터 윤석주·한형윤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폴리에틸렌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의 폐 독성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스프래그돌리(SD) 랫드 108마리를 대상으로 폴리에틸렌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을 각각 40㎍(마이크로그램), 80㎍, 120㎍씩 주 1회 기관에 직접 노출했다. 실험은 13주 동안 진행됐으며, 이후 4주간 회복기간을 두고 변화가 지속되는지도 관찰했다.

 

폴리에틸렌은 비닐봉지와 포장재, 용기 등 다양한 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다. 플라스틱 제품이 마모되거나 외부 환경에 노출되면서 미세한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를 약 200나노미터부터 20마이크로미터까지, 나노플라스틱은 약 40~200나노미터 범위로 확인했다.

 

13주간 반복 노출한 결과 40㎍ 이상의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암수 랫드의 폐 조직에서 혈관 주변과 기관지 주변에 염증세포가 관찰됐다.

 

폐포 대식세포 변화도 40㎍ 이상 노출군에서 확인됐다. 또 폐포관이 두꺼워지거나 폐포 상피세포가 증식하는 변화도 일부 노출군에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 모두에서 확인됐다.

연구 모식도.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염증과 관련된 생체지표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폐에서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가 모든 노출군에서 증가했으며, 인터루킨-6(IL-6)과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등 염증 관련 물질의 변화도 확인했다.

 

성별에 따른 반응 차이도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암컷 랫드에서는 IL-1β와 TNF-α의 증가가 수컷보다 더 뚜렷했고, 수컷에서는 IL-6 증가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이 같은 차이가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반응 차이와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실험동물의 기관에 일정량의 플라스틱 입자를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실제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40㎍이라는 수치를 사람이 안전하게 노출될 수 있는 기준이나 실제 환경에서의 허용기준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 연구가 미세·나노플라스틱의 반복 노출에 따른 폐 독성을 평가하고 위해성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형윤 박사는 “비록 실험동물을 상대로 한 결과지만, 향후 실제 환경 노출 수준을 반영한 연구를 통해 인체 위해성 평가와 안전기준 마련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입자 및 섬유 독성학(Particle and Fibre Toxic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