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급파 김정관, 러트닉·그리어 잇단 회동

여한구 경질·美 투자지연 불만 여파
韓·美 통상 간 악재 속출에 관리 나서
구윤철 “대미투자, 에너지 큰 관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갑작스러운 경질과 미국 측의 투자 지연에 대한 불만 속출로 한·미 통상 관계가 각종 악재에 노출된 가운데,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측 주요 인사와 연달아 접촉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특파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1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을 방문, 미 행정부 인사들을 연달아 만나고 있다. 미국 방문 직후 가장 먼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러트닉 장관과의 면담은 지난 방미 이후 3주 만이다. 러트닉 장관과는 17일과 18일 이틀 연속으로 자리를 가질 정도로 김 장관이 만남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양측은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사업 내용과 추진 일정 등을 막판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미투자 1호 사업 후보로는 에너지 분야가 논의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투자에 관해 논의 중인데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인공지능(AI) 시대로 가려면 에너지가 해결돼야 하는데 한국의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이 미국의 노하우와 결합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만나 무역법 301조 조사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그리어 대표의 협상 파트너는 여 본부장이지만, 여 본부장이 갑자기 경질됨에 따라 김 장관이 그리어 대표와의 만남도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USTR은 이달 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과잉생산 관세’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과잉생산 구조를 가진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추가로 매길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

 

김 장관은 통상 현안뿐 아니라, 양국의 조선 산업 협력 과제인 ‘마스가 프로젝트’ 현황도 점검했다. 그리어 대표를 만난 직후 러셀 보트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과 회동을 가지고 조선 산업 협력 방안을 다뤘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 조선업체가 미 해군 함정을 본국에서 최대 2척까지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바 있다. 이 서명으로 미국 필리조선소에 투자한 한화가 한국 거제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을 직접 건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