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8-19 18:22:47
기사수정 2026-08-19 18:22:46
주차공간 부족한데 '탁상행정' 논란…경찰 "현장 여건 고려해 보완"
이륜자동차(오토바이) 불법 주·정차 과태료 부과 규정 제정을 추진해온 경찰이 '탁상행정' 지적과 집단 반발에 부딪혀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륜차 불법 주·정차를 단속할 실효적인 근거를 마련한다는 취지는 유지하되 주차공간 부족과 배달업무 특성 등 현장 여건을 고려해 제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이륜차 주차는 어디에?'. 연합뉴스
1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륜자동차 불법 주·정차 과태료 부과기준을 신설하겠다며 지난 6월19일부터 도로교통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과태료를 일반 지역은 3만원, 안전표지가 설치된 소방시설 주변 및 노인·장애인보호구역은 6만원, 어린이보호구역은 9만원으로 정하고,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정차 또는 주차 위반 시 기준 금액에 1만원을 가중하는 내용이다.
라이더들은 이륜차 운전자가 현장에 없어도 사진이나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 등에 반발하고 있다.
이륜차가 합법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태료가 부과되면 라이더와 자영업자의 생계에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반발은 입법예고 의견에서도 확인된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는 총 4천89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한 작성자는 "이륜차 주차장도 없는데 법을 시행한다는 사실에 한숨만 나온다"며 "주차장이라도 따로 만들고 시행해야지 무작정 법만 만든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단속에만 치중할 경우 배달 노동자의 생계와 현장 고충을 외면하는 탁상행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노동 현실을 고려한 보완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시행 시기도 주차 공간 확보 등 현장 여건을 감안해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주 배달 라이더 단체 등이 참여한 간담회를 열고 입법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 등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현장 의견수렴을 이어가면서 제도 보완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시행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번 개정안의 취지가 과태료 부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의 통행 안전을 확보하고 주차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이륜차 불법 주·정차에 대한 실효적인 단속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소방시설 주변이나 교통약자 보호구역의 불법 주·정차를 예방해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도 배달 라이더 등 관련 업계와 추가로 소통하면서 주·정차 공간 부족과 배달 업무의 특성 등 현장 여건을 제도에 어떻게 반영할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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