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민생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고유가와 경기 침체 장기화 속 주민들의 생활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는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 지급하는 것이어서 지역별로 지급 여부나 지원 금액이 다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해 지급 계획에 제동이 걸리는가 하면 같은 광역시·도 내에서도 기초단체별로 지급·미지급이 갈려 "우리는 왜 안 주느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 강릉·당진 등 의회서 '제동'…형평성·선심성 논란 일기도
의회 동의를 얻지 못해 지원금 지급에 제동이 걸린 곳들도 있다.
강원 강릉시의 경우 시민 1인당 10만원씩 강릉페이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시의회에서 '강릉시 민생안정지원금 지급 조례안'이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의 반대로 원안 및 수정안 모두 지난달 31일 부결 처리됐다.
이후 지역 사회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강릉시의원들은 "이번 조례안은 명확한 기준과 절차 없이 막대한 시민의 혈세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며 "불완전한 조례안에 부결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 당진시도 추석 전 시민 1인당 30만원씩 총 530억원 규모의 '경제회복지원금' 지급을 추진했으나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진시의회는 지난 11일 관련 조례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 전원 찬성, 국민의힘 의원 7명 전원 반대로 가부동수가 되면서 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역 경제지표가 전 시민 지급이 필요할 만큼 나쁘지 않고, 530억원 전액 시비 투입에 따른 재정 부담도 크다며 반대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도 내세웠던 공약이라며 "명분 없는 시정 발목잡기"라고 반발했다.
민생지원금 지급을 검토했으나 관련 예산 편성이 늦어지거나 재검토에 들어가며 시기를 미룬 곳들도 있다.
전남 장성군은 모든 군민에게 6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지급 시기를 정하지 못했으며, 2028년부터 2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안군도 1인당 10만원을 지급하려고 했으나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않아 별도 조례를 제정해 올 연말께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1인당 30만원을 공약한 광양시는 지출 구조조정에 들어가, 사업 여부를 재검토해 단계적으로 실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경남 창원시도 민생지원금 지급 검토에 들어갔으나 창원시 인구 규모가 100만에 이르는 만큼 지급 여부와 대상, 재원 규모 등이 확정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당 지역 전체 주민에게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에 대해 "선심성"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이상이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전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는 "정부 재정 지출에 있어서는 효과성과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데, 효과가 낮은 정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인기가 있는 정책일 때"라며 "민생지원금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초단체의 경우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견제가 중앙 정부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어서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제 성장과 복지 분배는 함께 가야 한다"며 "필요한 국민에게 타겟팅해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데 돈을 집중해서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같은 광역시도 안에서도 기초단체별로 지급 여부가 갈려 "왜 우리만 지원이 없느냐"는 불만이 제기되는 등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생지원금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단기 처방인 만큼 재정 건전성과 정책 효과를 검토해 꼭 필요한지 따져보고 지급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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