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 농민들이 73년간 이어진 출입 통제와 영농권 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전면 해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경기·강원지역 농민단체로 구성된 접경지농민연합은 20일 파주 통일대교에서 “민통선을 ‘통제와 희생의 선’에서 ‘평화와 공존의 선’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정부는 민통선 전면 해제를 목표로 국가 차원의 논의를 즉각 시작하라”고 주장했다.
접경지농민연합에 따르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민통선 안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군의 출입 통제와 영농활동 제한을 받아왔다. 농지 출입 시간과 절차가 제한될 뿐 아니라 각종 영농행위도 군사적 필요에 따라 통제되면서 재산권과 영농권, 생활권을 침해받아 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첨단 무기체계와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대한민국의 국방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도 농민들의 일상적인 농업 활동을 제한하는 방식의 안보 정책이 필요한지 정부가 답해야 한다”며 “지역별 군사적 특성과 안보상 필요한 최소한의 통제는 객관적으로 검토하되 민통선 설정과 출입 통제를 군의 일방적인 판단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군, 농민, 주민이 참여하는 민·관·군 상설협의체와 국가 차원의 심의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민통선의 설정과 조정, 출입 규제, 영농활동 제한, 피해보상 문제 등을 당사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상설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73년간 발생한 영농권·재산권·생활권 피해에 대한 조사와 특별보상도 촉구했다. 농민연합은 “국가안보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며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정책과 예산, 법과 제도를 통한 실질적인 보상과 권리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에는 민통선 출입과 영농활동에 관한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농민과 주민의 정책 참여를 보장하는 법률 개정을 주문했다. 민통선 전면 해제를 위한 단계별 로드맵을 마련하는 한편 접경지역을 평화·생태·농업·관광이 공존하는 ‘평화경제 지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농민연합은 21일부터 23일까지 김포에서 강원 고성에 이르는 민통선 내 민통초소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또 24일에는 국회에서 ‘평화·생태의 공존, 접경지역 농민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새로운 접경지역 정책과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농민연합은 “민통선 농민들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희생해 온 국민”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민통선 농민의 권리를 회복하고 특별보상과 제도 개선에 나설 때까지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접경지농민연합에는 인천광역시친환경농업협회와 김포시농민회, 파주농민회, 연천군농민회, 포천시농민회, 철원군농민회, 화천군농민회, 양구군농민회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