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탄생/ 수레카 데이비스/ 이영아 옮김/ 현암사/ 2만3000원
괴물은 인간과 인간 아닌 것의 경계에 놓인 존재다. 늑대인간과 미노타우로스는 인간과 짐승의 경계에 있고, 좀비는 삶과 죽음 사이에 존재한다. 영국의 작가이자 역사가인 수레카 데이비스의 ‘괴물의 탄생’은 이같이 익숙한 범주를 벗어난 존재를 인간이 어떻게 괴물로 규정해왔는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괴물을 단순히 상상 속 존재로 다루지 않는다. 인간은 자신과 다른 존재를 ‘괴물’로 만들어냄으로써 오히려 자신이 정상적이고 인간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왔다. 이러한 괴물 만들기는 인종과 국가, 젠더와 섹슈얼리티 같은 사회적 경계를 만드는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16세기 다모증을 앓았던 앙투아네트와 가족, 19세기 프릭쇼에 전시된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실제 인간이 어떻게 비인간화되고 소비됐는지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괴물을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매혹됐고, 낯선 신체와 존재를 구경거리로 만들었다.
풍부한 문헌과 삽화, 지도 등을 통해 과거 사람들이 무엇을 정상으로, 무엇을 괴물로 여겼는지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가 묻는 것은 ‘괴물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누가 누구를 괴물로 만들었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