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출범 후 ‘금리 디커플링’…소액대출만 내렸다

대출 금리 양극화 지속 전망

강력한 가계부채 총량 규제 여파
주담대 등 일반대출 금리 치솟아
취약층 위한 서민금융 강화 영향
6월 소액대출 금리 0.55%P 하락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가계대출 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만 나홀로 하락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문턱은 높인 반면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금융 강화를 강하게 주문하면서 은행권의 금리 산정 체계가 이에 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최근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런 경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상담 창구 모습. 뉴시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이 올해 6월 신규로 취급한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의 금리 잠정치는 연 6.15%로 전년 동월(6.70%) 대비 0.55%포인트 내렸다. 반면 같은 기간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3.93%에서 4.36%로 0.43%포인트 올랐고, 전세자금대출은 0.36%포인트, 집단대출 금리는 0.11%포인트 각각 인상됐다. 가계대출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소액대출 금리만 떨어진 셈이다.

한은은 500만원 이하 구간으로 실행된 대출을 소액대출로 분류하는데,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비상금대출 등이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소액대출 금리 하향세는 이재명정부가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포용금융’ 확대를 요구하는 정책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주담대를 비롯한 일반 대출 금리가 줄줄이 상승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파다. 정부는 올해 4월 전 금융권이 1년간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전년 대비 1.5%로 제한해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주담대 금리가 올라가고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전월세 금리도 함께 뛰었다.

정부가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의 두 배인 3%로 상향 조정하면서 은행 대출에 숨통이 트였지만 주담대 금리의 상승 기조를 꺾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주담대 위주로 대출을 늘리라고 했지만 대출 공급 총량 제한이 없어진 게 아니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주담대 금리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시장금리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이러한 대출 금리 양극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은이 오는 2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기정사실로 되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가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액대출은 정부가 줄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접근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주담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집단·잔액대출 위주로 늘리라고 한 만큼 은행들이 금리 경쟁에 나설 수도 있다”면서도 “이미 나온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금리들을 보면 비슷비슷해 다른 곳에서도 추후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