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스닥 ‘시총 기준 상폐’ 급제동… 코스닥 영향 주나

韓·美증시, 상폐 제도 놓고 논란

나스닥 상폐 기준 SEC 승인에도
상장사 재심 요구로 효력 정지돼
“시총만으로 상폐조치 과도” 주장

코스닥 내년엔 300억 기준 적용
현 상황에서 227개 상장사 위험
중기중앙회장 회사 대상 될수도
업계 “韓, 美 3배 이상 기준” 비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나스닥의 시가총액 500만달러 미만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을 승인했지만, 일부 나스닥 상장사가 재심을 요구하면서 효력이 정지됐다. 시총 미달만으로 상폐하는 것은 소형기업의 자금조달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도 지난 7월부터 시총 200억원 미만으로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했고 내년 1월부터는 300억원으로 더 올리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일 SEC에 따르면 나스닥은 지난달 22일 시가총액 500만달러(약 70억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즉시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는 새 기준을 도입했다. 다만 SEC 승인 일주일 만에 재심 요청이 제기되면서 효력이 멈췄다. 나스닥 일부 상장사 및 소형·마이크로캡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단체 등이 재심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소형주 특성상 시장 상황이나 단기적인 주가 변동에 따라 시총이 크게 움직일 수 있는데 3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기준을 밑돌았다고 상폐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낮은 시총을 상장폐지의 결정적 기준으로 삼으면 소형기업의 자금조달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상장폐지 시총 기준 강화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월 코스닥 시총 기준 상폐를 3단계(기존 150억원→200억원→300억원)로 3년에 걸쳐 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2월 연간 단위였던 상향 일정을 반기 단위로 바꿨다. 본래 200억원 기준은 내년 1월 시행이었지만 올해 7월부터 조기 시행 중이며, 2028년 1월 예정이었던 300억원 기준은 1년 앞당겼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와 거래소가 제도를 앞당겨 시행하면서 최근 코스피 상장사 2곳과 코스닥 상장사 1곳이 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 기준 조기 강화가 위법·무효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업계에선 내년부터 적용되는 300억원 기준이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시총 200억~300억원 사이에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준 시총이 200억~300억 코스닥 상장사는 총 227개에 달한다.

현재 300억원을 웃도는 기업도 주가가 하락하면 기준을 밑돌 수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이에스티나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현재 시총이 338억원(19일 기준)이지만 코스닥이 630.99까지 내려갔던 지난달 29일에는 250억원까지 떨어졌다.

논란이 증폭되고 있지만 거래소는 현행 코스닥 시총 기준은 나스닥의 상장유지요건(시총 5000만달러) 등을 고려해서 만들었고, 나스닥이 새로 도입 중인 상장폐지요건(시총 500만달러)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스닥 시장의 건전화 과정에서 상폐되는 기업이 나오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거래소가 밝힌 나스닥의 상장유지조건은 나스닥 안에서도 중·상위 기업이 모인 글로벌 셀렉트 마켓과 글로벌 마켓에 적용하는 규정이다. 또 나스닥은 △자기자본 △시총 △총자산·총매출 중 하나만 충족하면 상장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총 단일 기준으로 상폐하는 현재의 제도와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총이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상폐를 한다는 점에서 나스닥이 새로 도입하는 500만달러 기준과 코스닥 기준(200억~300억원)을 비교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도 성명서를 내고 “나스닥 대비 시장 규모가 압도적으로 작은 한국이 미국의 3배 이상 기준을 강화해 상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