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0일 본회의를 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심사 기간을 최장 33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 등 법안 73건을 처리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9·7 부동산 공급대책’의 후속 법안 일부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이날 재석 의원 234명 가운데 찬성 153명, 반대 81명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법안의 심사 기간을 소관 상임위원회 180일에서 60일로,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9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회의에 부의된 뒤 60일 이내로 규정된 상정 시한도 부의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로 앞당겼다.
민주당은 현행 패스트트랙 처리 절차가 최장 330일이나 걸려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며 개정을 추진해왔다.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을 두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벌였던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법 개정안 악법을 20일밖에 지연시키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제 국회는 민주주의 최후 보루가 아니라 이재명 독재 정권의 최첨병이 됐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후보자 추천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별감찰관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6년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사임한 뒤 10년간 공석이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한변호사협회는 각각 최길수·강지식·최용훈 변호사를 후보자로 추천했다. 대통령이 이들 가운데 1명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특별감찰관으로 임명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도심의 유휴 학교용지와 노후 공공청사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과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특별법’, 공공주택사업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등 9·7 부동산 공급대책 후속 법안들도 통과됐다.
당초 민주당은 용산 캠프킴 부지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해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도 처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오전 논의를 거쳐 해당 법안을 다음 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용산공원특별법, 도시정비법, 도시재정비촉진법은 국토부 장관과 서울시장 논의 내용을 지켜보고 그 내용을 반영해 다음 주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5·18 민주유공자의 고독사를 예방·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관련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5·18민주유공자 예우법 개정안’과 ‘5·18민주화운동 보상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 폄훼 토론회를 열어 논란이 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은 두 법안 표결에 모두 불참했다.
이 밖에도 기초생활보장급여의 결정·변경 내용을 전자문서로 통지할 수 있도록 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 보이스피싱 사범 등이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경우에도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 등 비쟁점법안 69건이 본회의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