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을 놓고 20일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사태, 협의를 건너뛴 유례없는 일방 통보”라며 격앙된 반응을 내놓았다. 공식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던 청와대가 조 대법원장을 향한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양측의 ‘정면충돌’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①靑 “관례들과 법률 충분히 검토”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에 대한 대응 방향과 관련해 “다른 관례들과 법률을 충분히 먼저 검토해야 하는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서면 제청이 이뤄진 지난 18일 이후 처음이다.
해당 반응은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 2명(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가운데 손 부장판사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이 제청을 반려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입장 형식으로 나왔다. 청와대는 그간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를 두고 고심을 이어왔다. 사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손 부장판사에 대해 제청을 반려하는 식으로 맞대응할 경우 청와대와 대법원 간 긴장 수위는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②李대통령, 왕이 만나 “한반도 문제 긴밀 소통” 당부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과 만나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왕 부장에게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한·중 관계 및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양국이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 분야에서 수평적·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 등도 짚으며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이후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위 실장도 왕 부장과 별도 회담을 갖고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건설적 협력을 당부했다. 위 실장은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공존 청사진을 소개했다. 또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과 함께 ‘중단’으로 시작되는 단계적·실용적 비핵화 접근 방식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제안한 ‘종전을 위한 당사자들 간 논의’도 대화 과정에서 거론됐을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③李 “비정상 바로잡는 ‘중단없는 개혁’ 더없이 필요”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선 “규칙을 지키면 손해를 보고, 어기면 이득을 본다는 인식이 팽배하면 어떤 정책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그래서 반칙과 불공정, 비정상을 바로잡는 중단없는 개혁이 더없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공동체의 연대와 신뢰가 굳건해지면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도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개혁은 국민 삶의 실제 개선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중단없는 개혁과 지속적인 민생 개혁에 힘을 모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