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둘러싼 갈등이 공개 비판을 넘어 실제 불신임 논의로 번지며 중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내부에서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세계 축구팬 단체들까지 퇴진 운동에 가세했다. 여기에 친인판티노 성향의 카타르가 AFC 지도부를 공개 비판하면서 FIFA를 둘러싼 세력 대결은 대륙별 연맹 내부 분열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로이터가 21일 전한 바에 따르면 UEFA와 AFC, CONCACAF 관계자들은 최근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 절차를 실제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부 FIFA 부회장과 대륙별 축구 수뇌부가 인판티노의 리더십과 의사결정 방식을 비판해왔지만, 이제는 단순한 지지 철회를 넘어 회장직 축출 가능성까지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FIFA 122년 역사에서도 현직 회장을 상대로 이 같은 불신임 투표가 추진된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실화할 경우 FIFA 권력구조를 뒤흔드는 사건이 될 수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2027년 3월 재선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일부 아랍권 축구협회의 지지가 여전히 견고해 불신임 움직임이 곧바로 그의 퇴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향후 FIFA 내부에서 친인판티노와 반인판티노 진영 간 표 대결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반발은 축구 행정가들의 영역을 넘어 팬들에게까지 확산됐다. 풋볼 서포터스 유럽(Football Supporters Europe)을 비롯한 유럽과 아프리카, 북미의 주요 서포터 단체들은 인판티노의 사퇴와 FIFA의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국제 청원에 참여했다. 이들은 월드컵 상업권 지분 매각 추진을 문제 삼으며 주요 의사결정 공개와 회장 권한 견제 장치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FIFA 내부 권력 다툼이 이제는 거버넌스 개혁을 요구하는 국제적 팬 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에서는 내부 균열도 깊어지고 있다. 카타르축구협회는 인판티노 회장을 비판한 AFC·UEFA·CONCACAF 공동 공개서한과 관련해 AFC와 셰이크 살만 회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카타르 측은 AFC 집행위원회와 회원국의 충분한 협의 없이 공동서한이 발표됐다며 살만 회장이 권한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인판티노 개인의 리더십 논란을 넘어 FIFA의 권력 집중, 의사결정 투명성, 대륙별 연맹의 독립성 문제까지 한꺼번에 드러내고 있다. 불신임 논의가 실제 표결로 이어질지, 아니면 2027년 회장 선거를 앞둔 세력 재편으로 귀결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세계 축구의 최고 권력기관 FIFA가 전례 없는 정치적 내전의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