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고위 당국자, ‘이 대통령 저격’ 김여정 담화에 “상대 배려·존중해야”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축소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을 실명 비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의 담화에 대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부장 담화를 두고 “북한도 정상국가의 길을 가고자 하는 것 아니냐”며 “기본적으로 정상국가화의 핵심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평화공존, 평화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남북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된다”며 “그런 차원에서 폄훼나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UFS가 축소된 것을 두고 “돌연 훈련 축소를 지시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서울은 제일 즐겨하던 ‘전쟁놀이’판을 거두어야 하는 가긍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비꼬았다. ‘가긍하다’는 딱하고 가련하다, 불쌍하다는 의미다. 김 부장은 “서울 위정자들이 상전의 무시를 당한 저들의 민망스러운 처지를 가려보려고 한다”며 “(UFS 축소를)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 계기’나 ‘관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단초’라고 평가하는 것은 누가 봐도 궁색한 변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해서는 “트럼프의 ‘연습축소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느니, ‘고심이 담긴 큰 결정’이라느니 하는 낯간지러운 소리로 아첨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자주국방’과 ‘독자적인 군사력 확보’를 운운했다”며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정부는 남북 간 긴장 완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고 북·미대화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호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이틀 연속 UFS 축소에 미국과 한국에 보인 반응에서도 이런 기조가 드러난다. 미국에는 UFS 축소 조치를 평가절하하면서도 정상 간 대화의 문은 열어뒀지만, 한국을 겨냥해선 미국에 예속적인 ‘괴뢰’라 칭하며 북·미관계에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려는 모습이다. 북·미 간 직접 소통을 우선시하고 남북관계에는 거리를 두는 북한의 대남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공존을 위한 기존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일부는 이날 김 부장 담화에 대한 별도 입장문을 냈다.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는 여정은 남과 북이 함께할 때 비로소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도 우리의 한반도 평화 의지를 왜곡하지 말고 남북 모두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여정에 함께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