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에는 가뭄 때문에 밀양에 갔는데, 가뭄이 끝나니까 곧바로 폭우 현장에 투입됐지요."
경남 거제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1일 오후 고현동의 한 침수 현장에서 대형 배수펌프를 운용하던 한 소방대원은 지난 열흘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기온이 29도 안팎까지 오른 데다 햇볕까지 강하게 내리쬐었지만, 소방대원들은 침수 지역과 대형 펌프 주변을 오가며 배수 작업을 이어갔다.
한 대원은 "첫날에는 48시간 연속 근무하면서 침수지역 배수와 구조 활동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부터 소방대원들이 구조한 시민은 129명이고, 침수지역에서 빼낸 물은 20만4천166t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도 거제지역 2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배수 작업이 진행됐다.
복구 작업이 장기화한 데다 폭염까지 겹치면서 현장 대원들의 피로도도 쌓이고 있다.
이정률 거제소방서장은 "직원들이 많이 지친 상태"라며 "처음에는 전체 대원을 동원했지만, 지금은 급한 작업이 대부분 끝나 두 개 팀이 근무하고 한 개 팀은 쉬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배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대원들의 체력도 고려해 근무 방식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이은 재난 현장을 누비는 것은 군 장병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거제와 통영에는 육군 제39보병사단 장병 433명이 투입돼 침수 주택과 상가에 쌓인 토사를 치우고 각종 잔해물을 정리했다.
거제시 옥포동의 한 침수 피해 상가에서는 장병 30여명이 물에 젖은 집기를 밖으로 옮기고 바닥과 건물 주변에 남은 진흙과 쓰레기를 쉴 새 없이 치웠다.
이들 중 일부도 최근 가뭄지역 급수 지원에 나선 데 이어 곧바로 수해 복구 현장에 투입됐다.
군과 소방당국은 재난 대응이 길어지고 폭염 속 야외 작업까지 이어지자 온열질환 예방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복구 현장마다 얼음물을 담은 아이스박스와 포도당 등을 마련하고 토시와 냉스카프 등을 지급했다.
또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응급조치할 수 있도록 군 대민지원 현장에는 구급차도 함께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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