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씨를 둘러싼 친일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졌다. 이들 가족의 재산을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상호씨가 일제강점기에 경기 군포시 일대에 2700평(약 8900㎡) 땅을 갖고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 올해 말 다시 출범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재산 형성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 친일 가문이 안양역·군포역 일대 대규모 토지를 소유한 대지주였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증조부가 의사로 그 재산을 이후에 축적한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시대에 이미 재산을 축적한 대지주로, 친일 재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간경향 보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토지조사부에는 안씨가 시흥군(현 시흥시) 남면 금정리 235번지에 땅 2700평을 갖고 있었다고 적혔다. 이 땅은 1983년에 국가에 수용됐으나, 안씨 후손이 그 땅을 1983년까지 계속 갖고 있었는지, 그래서 보상금을 받아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장신 역사문제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의 2007년 논문을 인용해 안씨가 1916년 대정친목회 간부인 평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대정친목회는 일제가 조선과 일본의 동화를 내세운 ‘내선융화’를 목적으로 운영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안씨는 과거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공식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안씨의 재산 역시 현재 친일재산으로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
박 의원은 오는 12월3일 시행되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근거로 새로 출범하는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안씨의 행적을 다시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별법에 따라 단체 활동의 성격, 주도적 역할, 내선융화 관여 정도 그리고 식민 통치 협력의 대가성 여부를 종합 심의해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지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과거 명단 누락자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친일 재산에 대해서는 국가가 빠짐없이 그것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후손들이 부당하게 친일 재산을 승계해서 삼대가 떵떵거리면서 살고 있다”며 “이런 국민적인 분노 앞에 법무부가 답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친일재산조사위 설립준비단이 12월 발족을 위해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위원회가 기존 자료 외에도 여러 활동을 통해 친일 재산 환수를 위해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그 위원회가 원활하게 구성되고 잘 출범할 수 있도록 챙겨보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12월 출범 예정인 2기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선정하고 해당 인물이 취득한 재산이 친일 행위의 대가인지 등을 심의해 친일재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친일재산으로 결정되면 국가에 귀속된다.
하영 조상의 친일 논란은 하영이 지난 7일 방송에서 증조부부터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증조할아버지께서 양의학을 일본에서 배워 오시고 한국에서 개원하신 첫 의사셨다. 고종 황제를 진료하기도 했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 증조부가 안씨로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안씨가 1916년 일제의 ‘일선융화’ 정책에 앞장섰던 단체 대정친목회 간부였다는 점 등 과거 행적이 재조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