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서울시의 평행선이 이어지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회동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이 오 시장을 만났지만 용산공원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 다른 공급 방안을 놓고는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의원은 22일 서울시장 공관에서 오 시장과 오찬 회동을 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택 공급과 관련해서는 서로 입장이 팽팽했고 큰 틀에서 합의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용산공원 일부를 활용한 청년주택 공급과 서울 개발제한구역 해제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정부·여당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두 방안을 모두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 내 주택 건설과 추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반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이 2024년 서리풀지구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에 동의했던 점을 거론하며 “당시에는 그린벨트 해제가 필요하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는 안 된다고 한다”며 “용산공원에 대해서도 ‘1㎝도 양보 못 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린벨트도 지키고 공원도 지키는 가치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 같다”며 “정치가 앞뒤가 다르게, 내가 하면 되고 남이 하면 안 된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이에 서리풀지구의 경우 정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요구에 이미 훼손된 지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검토한 사안으로, 추가 해제는 없다는 기존 원칙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당시에도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 공급 등을 전제로 정부와 협의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정부 정책에 협조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를 취해야 서울시가 필요로 하는 일도 중앙정부와 민주당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다”며 오 시장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용산공원 본체 대신 주변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대안으로 제출한 경리단 부지와 여러 숙소 부지는 아직 사람들이 기거하거나 근무하고 있다”며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전제조건들이 확보되지 않았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게 중앙정부에 협조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부가 공급 후보지를 발표한 뒤 협조를 요구하기보다 사전에 충분히 협의한다면 해당 부지의 공급 가능성과 문제점을 검토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 용산공원과 그린벨트를 놓고는 이견이 컸지만,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서는 여당과 서울시 간 접점이 확인됐다. 민주당은 최근 민간 재개발·재건축에도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할 수 있도록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추가 논의를 거쳐 다음주 본회의에서 개정안 처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인센티브 등 규제 정비 문제는 충분하게 협의 여지가 있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음달 중순까지 서울시가 필요한 예산·정책 건의사항을 서울시당에 전달하면 적극적인 반영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래대응기금 일부를 청년주택 공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서울시당은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초과 세수 활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며 “오 시장도 크게 공감했고 적극적으로 의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지난 20일 오 시장과 만나 용산공원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다음주 다시 만나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물량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